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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여행 ②

현지인 솔 푸드‘카오소이’

삶은 면과 튀긴 면 한 그릇에

‘미쉐린 가이드’추천 식당 즐비

값싼 샤부샤부 뷔페 맛집 인기

‘카오소이 님만’에서 파는 똠얌꿍.타이 다른 지역에 견줘 맛이 강하지 않다.박미향 기자
‘카오소이 님만’에서 파는 똠얌꿍.타이 다른 지역에 견줘 맛이 강하지 않다.박미향 기자 미식은 여행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중요한 요소다.아무리 근사한 여행지라도 끼니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여행의 즐거움은 반감된다.최근 한국인이 주목하는 여행지 타이 치앙마이.달곰한 열대과일과 각종 향신료 등으로 맛을 낸 치앙마이 음식이야말로 한국인들이 매료된 여행 콘텐츠다.더구나 타이 돈 1밧은 원화로 42.6원(24일 기준)이다.100밧 넘는 고가 음식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길거리음식부터‘미쉐린 가이드’레스토랑까지 넘쳐나는 미식 전장,치앙마이.지난해 10월과 지난달 15일부터 닷새간 두차례 찾은 치앙마이에서 고른 식당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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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낮 12시‘치앙마이 가로수길’이라 불리는‘님만헤민’골목에 긴 줄이 늘어섰다.현지인부터 유럽·아시아권에서 온 여행객들까지 번호표 한장씩 들고‘카오소이 님만’앞에 섰다.바쁜 기색 없는 이들 표정에서‘게으름도 미덕’이란 점을 새삼 읽는다.서둘러 왔다면 서지 않았을 줄이다.이곳은 2020년부터 2년간‘미쉐린 가이드’의‘셀렉티드’(별은 받지 않았지만 고품질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 부문에 오른 식당이다.70가지 넘는 타이 북부 음식이 즐비하다.나무로 엮은 지붕과 식탁 사이에 늘어진 짙푸른 잎사귀들,그 사이로 햇살이 주유하듯 배회하고 있었다.이곳엔 특이한 모양의 음료가 있다.언뜻 보면 우리네 찹쌀떡 같다.손님들은 거기에 빨대를 잽싸게 꽂고 입술을 한껏 오므린다.코코넛 과즙이다.통상 타이에선 윗부분만 깎은 코코넛을 제공하는 식당이 대부분이다.

‘카오소이 님만’에서 파는 코코넛 과즙.박미향 기자
‘카오소이 님만’에서 파는 코코넛 과즙.박미향 기자
치앙마이 북부는 남부·동부에 견줘 뚜렷한 차이가 있다.시원한 계곡과 우거진 숲 등을 장착한 고원지대가 북부다.한여름에도 선선한 고원다운 자연환경은 북부 특유의 음식 문화가 꽃피게 일조한다.식재료 본성이 최대한 드러나게 하는 조리법이 발달했다.난도 높은 조리 기술이 가미되지 않는다는 소리다.여기에 인접국인 미얀마와 중국 식문화 영향이 더해졌다.타이 다른 지역에 견줘 커리 맛이 순하고 생강과 강황이 많이 들어간다.주식은 찹쌀밥이다.

튀긴 면과 삶은 면 둘 다 들어가는 치앙마이 대표 국수‘카오소이’는 재료에 따라 여러 버전이 있다.오징어와 사이우아(타이 전통 소시지),닭고기,새우 등이 들어간 카오소이는 풍성하다.박미향 기자
튀긴 면과 삶은 면 둘 다 들어가는 치앙마이 대표 국수‘카오소이’는 재료에 따라 여러 버전이 있다.오징어와 사이우아(타이 전통 소시지),닭고기,새우 등이 들어간 카오소이는 풍성하다.박미향 기자
튀긴 면과 삶은 면 둘 다 들어가는 치앙마이 대표 국수‘카오소이’는 재료에 따라 여러 버전이 있다.박미향 기자
튀긴 면과 삶은 면 둘 다 들어가는 치앙마이 대표 국수‘카오소이’는 재료에 따라 여러 버전이 있다.박미향 기자
치앙마이에서 반드시 먹어야 할 음식 목록 맨 앞줄에‘카오소이’가 있다.치앙마이 사람들의 솔(영혼) 푸드다.코코넛 즙을 기본으로 한 커리 육수에 달걀노른자를 섞어 반죽한 면이 들어가는 먹거리다.삶은 면과 튀긴 면 두 종류가 다 들어간다는 게 특징이다.면은 부드럽고 바삭하다.고수나 레몬그라스 등이 추가된 국물은 달곰하고 새금하다.다른 두 세상이 만났는데,다툼과 경쟁은 없다.한 그릇 안에서 한몸이 된다.흥건하고 시큼한 국물 맛이 주름진 입술에 스미고 빨간 혀에 닿아 온몸을 자극한다.궁극의 카오소이 맛은 이런 신묘한 구조로 완성된다.

이 식당엔 버섯,가지,오징어,새우,닭고기,돼지고기 등이 들어간 여러 버전의 카오소이가 10가지가 넘는다.특이한 카오소이도 눈에 띈다.현지인들 일상 먹거리인‘사이우아’와‘카이찌아오’가 들어간 카오소이다.전자는 으깬 레몬그라스,라임,칠리,생강 등을 다진 돼지고기와 섞어 만든 소시지다.잘 구운 사이우아는 존득하고 한입 베어 물 때마다 특유의 향신료 향이 온몸을 전율하게 한다.유럽식 샤르퀴트리(샤큐테리·샤퀴테리: 돼지고기를 비롯해 소,염소,오리,토끼 등 고기와 부속물을 염장해 말리거나 훈연한 가공품의 통칭)에 익숙해‘싸구려 소시지’취급하면 안 된다.더없이 독특한 향과 맛이 치앙마이 삶 속으로 안내한다.후자는 일명‘타이 오믈렛’이라 불리는 음식이다.잘 푼 달걀을 기름에 튀기듯 익힌 음식이다.겉은 튀김처럼 바삭하고 속은 아기 피부처럼 보드랍다.

‘타이 오믈렛.박미향 기자
‘타이 오믈렛.박미향 기자
공심채 요리.박미향 기자
공심채 요리.박미향 기자
현지인들 일상 먹거리인‘사이우아.으깬 레몬그라스,라임,칠리,생강 등을 다진 돼지고기와 섞어 만든 소시지다.박미향 기자
현지인들 일상 먹거리인‘사이우아.으깬 레몬그라스,라임,칠리,생강 등을 다진 돼지고기와 섞어 만든 소시지다.박미향 기자
‘올드시티’에 있는‘블루누들’은 에스엔에스와 여행 책자에 소개돼 치앙마이 대표 국숫집으로 이름났지만,서울 한복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인이 많다.여행의 낯선 풍경을 즐기고 싶은 이에겐‘시아 피시 누들스’가 맞춤하다‘님만헤민’뒷골목에 있다.은은한 국물에 다양한 모양의 어묵과 면이 들어간 국수가 나온다.가장 비싼 메뉴가 90밧(약 4천원)이다.대부분 50밧(2천원대)이다.

‘시아 피시 누들스’에서 파는 음식.박미향 기자
‘시아 피시 누들스’에서 파는 음식.박미향 기자
‘시아 피시 누들스’에서 파는 음식.박미향 기자
‘시아 피시 누들스’에서 파는 음식.박미향 기자
여행에서 한끼 정도는 고급식을 하고 싶다.요즘 여행의 추세다.태생지 프랑스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로 시선을 돌린 식당 평가서‘미쉐린 가이드’마케팅 전략이 적중한 배경이다.인기 여행지 타이를 놓칠 리 없는‘미쉐린 가이드.이 식당 평가서는 2018년에 수도 방콕에 진출했다.방콕은 아시아에서 7번째로‘미쉐린 가이드’가 발간된 도시다.이후 푸껫,치앙마이,아유타야,나콘라차시마 등으로 발간 지역이 확대됐다.2025년 현재 기준 타이 전역에 별 레스토랑은 36개다.그중에는 최고 등급인 별 3개를 받은 데도 있다.별 2개 7곳,별 1개 28곳,빕 구르망(가성비 좋은 식당) 156곳‘미쉐린 셀렉티드’270곳 등이다.

‘반란다이’에 있는 수박 주스인‘땡모반.수박만 갈아서 맛을 낸다.고수 같은 향신료를 얹어 마시기도 한다.박미향 기자
‘반란다이’에 있는 수박 주스인‘땡모반.수박만 갈아서 맛을 낸다.고수 같은 향신료를 얹어 마시기도 한다.박미향 기자
‘올드시티’에 있는 20년 역사의‘더 하우스 바이 진저’와‘반란다이‘원 님만’쇼핑센터에 있는‘진저 팜 키친’등은 전통식을 세련되게 꾸민 빕 구르망 식당이다.고풍스러운‘끼띠 파닛,바카라 카드 3장파인다이닝(고급 정찬)을 지향하는‘레드박스 치앙마이’와‘키아오 카이까’등은‘미쉐린 셀렉티드’에 올랐다.

‘더 하우스 바이 진저’의 음식.박미향 기자
‘더 하우스 바이 진저’의 음식.박미향 기자
‘끼띠 파닛’에서 파는 음식.박미향 기자
‘끼띠 파닛’에서 파는 음식.박미향 기자
고대 국가인 란나왕국 전통이 스민 음식‘칸똑.원형 나무 쟁반에 사이우아,튀긴 돼지고기 껍질,찹쌀밥 등이 담긴 작은 접시가 들어가 있는 형태다‘더 하우스 바이 진저’의‘칸똑.박미향 기자
고대 국가인 란나왕국 전통이 스민 음식‘칸똑.원형 나무 쟁반에 사이우아,튀긴 돼지고기 껍질,찹쌀밥 등이 담긴 작은 접시가 들어가 있는 형태다‘더 하우스 바이 진저’의‘칸똑.박미향 기자
현지인만 가는 식당 방문은 잊히지 않는 여행 추억을 만든다‘님만헤민’지역에 있는‘아로이 줌 잡’은 그 흔한 영문 간판도 없다.걷다 보면 그저 창고이겠거니 하고 지나치기 쉽다.하지만 해가 지고 저녁 무렵이 되면 너른 실내에 조명이 켜진다.현지인들은 이곳에서 샤부샤부 뷔페를 즐긴다.테이블 수십개가 일렬로 줄지어 있다.우리네 불고기판처럼 가운데는 솟아 있고 가장자리 안쪽은 수로처럼 파인 데가 있는 조리 기구에 돼지고기 등을 구워 먹는다.파인 데엔 육수를 붓고 갖은 채소와 면을 넣어 끓인다.지난해 10월 이곳엔 현지인들이 가득했다.이날 만난 대학생 2명은 서서 고기를 구우며 한껏 이야기꽃을 피웠다.그중 1명이 말했다.“요즘 우리에게 진짜 인기 있는 데는 이런 곳”이라고 말이다.어묵,새우,버섯,게살 등 맘껏 가져다 조리해 먹을 수 있다.한껏 먹어도 우리 돈으로 몇만원이 안 나온다.저렴한 현지인 맛집이다.

‘반란다이’음식.박미향 기자
‘반란다이’음식.박미향 기자
‘반란다이’음식.박미향 기자
‘반란다이’음식.박미향 기자
현지인들의‘최애’맛집인‘아로이 줌 잡.독특한 조리 기구에 돼지고기를 굽는다.박미향 기자
현지인들의‘최애’맛집인‘아로이 줌 잡.독특한 조리 기구에 돼지고기를 굽는다.박미향 기자
‘서울바이님만’풍경.박미향 기자
‘서울바이님만’풍경.박미향 기자
치앙마이 시내에서 차로 40여분 가면‘더 뷰 빌리지’가 나타난다.지난해 10월 찾은 맛집이다.여기서도 현지인의 식도락 문화를 엿볼 수 있다.연못에 비친 색동 등과 건물 그림자를 보면서 식사하는 가든형 식당이다.100가지가 넘는 타이 전통 음식이 메뉴판을 채운다.이날 한잔 술에 흥이 오른 옆 테이블 손님이 일어나 앞으로 나갔다.심장 박동수와 같은 리듬으로 연주하는 밴드가 앞쪽 단상에 있었다.그들 앞으로 나간 손님들은 춤을 추기 시작했다.이곳을 추천한‘서울바이님만’임현규(52) 대표가 말했다.“이곳 사람들은 춤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생경한 풍경이 그리워 여행 가방을 쌌지만 때로 한식이 그립다.치앙마이에선‘서울바이님만’에 가면 된다.철판에 돼지고기,소고기,갖은 채소 등을 구워준다.막걸리도 있다.철판 불쇼가 끝나면 된장찌개,로블록스 총게임가락국수 등 우리 솔 푸드가 나온다.임 대표 포함 4명이 투자해 문 연‘서울바이님만’들머리엔 태극기가 휘날린다.임 대표는 본래 방송장이였다‘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 등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하는 프로덕션 팀장으로 20여년간 활동했다.공대 출신답게 성실하게 현장을 누볐던 그는 쉰이 넘자 다른 인생에 도전했다.외국에서 맛보는 한식은 별미다.익숙한 듯한데 다른 맛이다.

‘올드시티’에 있는‘쿤캐스 주스 바’에 있는‘과일 볼.박미향 기자
‘올드시티’에 있는‘쿤캐스 주스 바’에 있는‘과일 볼.박미향 기자
치앙마이에서‘열대과일’을 빼놓을 수 없다‘올드시티’에 있는‘쿤캐스 주스 바’에 있는‘과일 볼’은 푸짐하고 맛깔나다.단맛이 꽉 찬 달처럼 가뜩가뜩하다.3명이 먹고도 남을 양이다.값은 고작 90밧(3800원).귀국해도 그리운 맛,그 맛이‘치앙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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