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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사드 집회장 스스로 없애
“이제 할 만큼 했다 아인교.”
1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건물 옆에 텅 빈 단상이 눈에 들어왔다.2017년 4월 이곳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가 배치된 이후 주민들이 세운‘사드 반대 집회 천막’이 있던 자리다.전날 주민들이 자진 철거하고 단상만 남았다.7년여 만의 일이다.
정부가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결정한 2016년 이후 이곳은 사드 반대 집회의‘성지(聖地)’였다‘성주 사드 반대 투쟁위원회(성주투쟁위)’등 6개 단체가 이곳에‘생명 평화 위협하는 사드 배치 절대 반대‘사드 빼야 진짜 평화‘미군 빼야 진짜 자주’등 현수막을 내걸고 “사드 가고 평화 오라”는 구호를 외쳤다.정부가 사드의 일부 장비를 교체할 때는 수백여 명이 모여 경찰과 맞서기도 했다.
이날 마을은 고요했다.마을 주민들도 보이지 않았다.마을회관 뒷편에는‘NO THAAD(노 사드)’라고 쓴 피켓이 구겨진 채 버려져 있었다.1시간을 걷다 마주친 마을 주민 A씨는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며 “지난해 (사드가)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환경영향평가 결과도 나왔고 헌법재판소에 낸 헌법소원도 각하되지 않았느냐.이제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마을 주민들은 빈 단상을 공연 무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주민 B씨는 “단상을 마을 전경 사진으로 꾸미고 마을 축제 무대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가수를 초청해 공연도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2016년 이곳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 이후 동네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성주투쟁위,강원 랜드 떡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강원 랜드 떡원불교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사드한국배치저지 전국행동 등 6개 단체가 잇따라 반대 집회를 열었다.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찾아와 “사드 전자파에 내 몸이 튀겨질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마을 주민들이 주축이된 성주투쟁위가 먼저 이탈했다.투쟁위에서 활동했던 80대 이모씨는 “나머지 단체들은 전부 다른 동네 사람들”이라며 “동네 길을 막고 사드 기지로 향하는 차량을 전부 저지하자고 하는 등 마을 사람들과도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집회에 모이는 사람 수가 크게 줄었다.경찰 등에 따르면,2016년 6000여 명이었던 사드 반대 집회 참가자 수는 2021년 50여 명 수준으로 줄었고,올해 들어서는 10~30명으로 더 줄었다.이날 오전에도 이곳에서 사드 반대 집회가 열렸지만 참석자는 10여 명에 그쳤다.성주경찰서 관계자는 “집회 신고는 7월까지 돼 있지만 작년 11월부터는 집회에 참가하는 마을 주민이 거의 없다”고 했다.주민 C씨는 “사드가 이미 배치됐고 관심에서 멀어지다 보니 동네 할아버지·할머니들도 힘이 빠졌다”며 “지금도 외지 사람들 중심으로 집회를 하고 있지만 참석하는 주민은 못 봤다”고 했다.최근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천막을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만난 마을 주민들 대부분은 “여름 참외철을 앞두고 일하기 바쁜데 무슨 집회냐”고 했다.2016년 이후 “사드 전자파가 성주 참외를 오염시킨다”는 괴담이 돌았지만 성주 지역 특산품인 참외 매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지난해에는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사드 반대 단체인‘사드 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과 일부 주민은 천막만 철거했을 뿐 집회는 계속 한다는 입장이다.단체 관계자는 “오늘도 603회째 평화 행동이 열렸다”며 “집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주군은 최근 사드 반대 단체들에 국·공유지에 무단 설치한 컨테이너 5동과 텐트를 철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