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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사고가 수습된 시청역 인근 현장에는 숨진 9명을 기리기 위한 시민들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이런 가운데 한 고등학생이 현장에 남긴 추모글이 누리꾼들 관심을 끌었다.고인 명복을 비는 내용이었지만 중간중간 부적절한 표현이 들어가 있어서다.
학생은 추모 글에 "어쩌면 퇴근 후 밥 한 끼 먹고 돌아가고 있던 그 길에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유명을 달리한 9명의 명복을 빈다.어제 집에 돌아가면서 아빠 생각을 많이 했다.나의 아빠와 비슷한 나이대의 분들이 차마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진다"라고 적었다.
이어 "오늘 아침,야구 연습경기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처음으로 아침부터 1시간 반 거리를 운전해 학교에 데려다주신 아빠에게 심심한 감사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심에 감사드린다.그곳에서는 여기서 못 누렸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고 사시길 바라며 유가족분들께도 평화와 안정이 가득하길 바란다.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중 문제가 된 것은 '아빠에게 심심한 감사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심에 감사드린다'라는 표현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본인 아버지한테 인사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건 도대체 뭔 소린가 싶다","솔직히 내가 유가족이었으면 기분 나쁠 거 같다",야구 연습경기"사람이 죽었는데 감사함을 왜 느끼는지 모르겠다.소름 돋는다","다 좋은데 '감사합니다'는 좀" 등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못 누렸던 부귀영화'라는 표현도 문제 삼았다.피해자 인생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이가 쓰기에 부적절하다는 이유다.
반면 일부는 "학생이니 실수할 수 있는 거 아니냐","그냥 의도만 보자","근처 사는 고등학생이 추모의 의미로 종이 하나 붙여 놓은 건데 문장 하나하나 따질 필요가 있나" 등 댓글을 남겼다.
이번 사고는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빠져나온 차량이 건너편 일방통행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하며 발생했다.
9명을 사망케 하고 4명을 부상입힌 운전자 차모(68)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차씨는 차량 급발진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