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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8조1351억원,5년래 최대
15개월만에 2조↑ 2금융권보다 높아
대부업 수준.자영업 부실 영향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진 은행권 개인대출의 규모가 다른 업권보다 빠른 속도로 불어나며,월드컵 우승트로피1년새 2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심지어 채무 불이행액이 8조원을 넘어서며 전 금융권에서 개인 채무 불이행 비중이 가장 높은 대부업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했다.
▶은행권 채무 불이행액‘8조원’돌파.대부업과 유사한 규모=27일 코리아크레딧뷰(KCB) 금융채무 불이행액 현황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개인(가계대출+개인사업자대출)이 은행권에서 3개월 이상 연체해 채무 불이행액으로 분류되는 잔액은 8조1351억원으로 집계가 된 2018년 말(7조3887억원) 이후 약 5년 이내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말 기준 6조940억원으로 줄었던 은행권 개인 채무 불이행액은 2023년 들어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2023년 1분기에는 3개월 만에 7000억원의 채무 불이행액이 불어나기도 했다.이후에도 분기별 평균 3000억원가량이 꾸준히 증가했다.이에 따라 은행권 채무 불이행액은 최근 1년 3개월 만에 2조411억원(33.49%)가량 늘어났다.
이는 카드와 캐피탈 등 2금융권 개인 채무 불이행액과 비교해서도 높은 증가율이다.카드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채무 불이행액은 3조3872억원으로 2022년 말(3조1328억원)과 비교해 2544억원(8.12%) 늘어나는 데 그쳤다.비교적 증가세가 빨랐던 캐피탈과 저축은행의 채무 불이행액 증가율 또한 같은 기간 각각 19.11%,월드컵 우승트로피25.74%에 그쳤다.
심지어 은행 채무 불이행액은 전통적으로 전 업권에서 개인 채무 불이행 잔액이 가장 많았던 대부업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했다.2024년 1분기 말 기준 대부업권의 채무 불이행 잔액은 8조1774억원으로 집계됐다.이는 은행권(8조1351억원)과 비교해 불과 423억원가량 적은 수치다.
금융권에서는 대부업 대출 규모가 꾸준히 줄어들며,월드컵 우승트로피단기간 내에 이같은 순위가 역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대부업권 차주의 전체 개인 채무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22조379억원으로 2022년 말(25조2322억원)과 비교해 3조1942억원(12.6%) 줄었다.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부담을 느낀 대부업권이 대출 공급을 서서히 줄인 영향이다.
▶“예상보다 빠른 부실 속도”은행권 연체율 급등=은행권의 채무 불이행액 비중은 전체 대출의 0.65% 정도로 전 업권 평균(1.87%)과 비교해서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하지만 다른 업권과 비교해 더 빠른 속도로 연체가 늘어나며,향후 부실 규모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행권은 꾸준히 부실채권 상·매각 등을 통해 건전성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 1분기에만 부실채권 2조3000억원을 상·매각했다.이는 전년 동기(1조3000억원)과 비교해 76.9% 늘어난 수치다.하지만 차주들의 연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연체율 또한 반등하고 있다.
특히 개인대출의 경우,월드컵 우승트로피개인사업자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들의 부실 속도가 빨라지며 악화 추세가 두드러진다.금감원에 따르면 4월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달과 비교해 0.0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은 0.4%로 한 달 만에 0.03%포인트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 상·매각,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부실에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기준금리 인하가 미뤄지고 고금리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더 보수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보험·카드·캐피탈·상호금융·저축은행·대부업 등 9개 금융 업권의 전체 개인 채무 불이행액은 올 3월 말 기준 35조1432억원으로 지난 2022년 말(29조70006억원)과 비교해 5조4426억원(18.3%) 늘었다.같은 기간 전체 개인 차주의 대출액은 1893조원에서 1875조원으로 18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김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