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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주식가액 수정… 재산분할 주문은 유지
삼성‘불법 경영권 승계’사건 닮은꼴로 재소환
최 회장 측 “단순 경정으로 끝날 일 아냐” 상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SK㈜ 주식 가치 상승분 계산을 잘못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경영권 불법 승계’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당시 삼성SDS 사건 재판부가 주식 가치 계산을 잘못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판결이 뒤집힌 바 있다.
2008년 7월 이 선대회장의‘경영권 불법 승계’사건 1심 재판부는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적정가액을 주당 9740원으로 계산해 배임액수를 최대 44억원으로 산정했다.재판부는 삼성SDS 경영진이 제3자 배정방식으로 BW를 저가 발행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고,애스턴 빌라 대 하이버니언이 선대회장 등이 공모했다고 판단했지만 그 규모가 50억원에 미치지 못해 공소시효 만료로 면소 판결했다.이후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그러나 당시 경제개혁연대 등은 재판부가 수익가치 기준점을 기업회계기준이 아니라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해 주당 순손익가치를 저평가했다고 주장했다.삼성SDS BW의 적정 가격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자 대법원은 이듬해 5월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애스턴 빌라 대 하이버니언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BW의 주당 적정 행사가격을 1만4230원,배임액은 기존의 4배 이상에 달하는 227억원으로 수정했다.배임액이 50억원을 넘으면서 이 선대회장은 업무상 배임이 아니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적용됐고,애스턴 빌라 대 하이버니언공소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 유죄 판결을 받았다.재판부는 이 선대회장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최태원 회장 측은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혼 항소심 판결에 대해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최 회장 측은 재판부가 최 회장이 보유한 SK㈜의 전신인 대한텔레콤(현 SK C&C) 주식 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주당 가격을 10배가량 축소하는 실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SK C&C 주식 가치를 최 회장이 주식을 취득한 1994년 11월에 주당 8원,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 주당 100원,애스턴 빌라 대 하이버니언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 주당 3만5650원으로 계산했다.이에 따라 최 회장이 주식을 취득하고 최 선대회장 별세까지인 1994~1998년,별세 이후 2009년까지 가치 증가분을 비교해 최 선대회장의 회사에 대한 기여분은 12.5배,최 회장의 기여분은 335배로 판단했다.이는 재판부가 최 회장을‘상속승계형’이 아닌‘자수성가형’사업가로 규정된 전제가 됐다.
재판부는 최 회장 측 주장이 나온 직후 판결문 숫자를 수정했다.최 회장 기여분은 355배에서 35.6배로 줄었고,최 선대회장의 기여분은 125배로 늘었다.다만 재판부는 숫자가 달라졌더라도 판결 취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노소영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의 재산을 분할하라는 주문은 유지했다.
최 회장 측은 “재판부 경정 결정은 스스로 오류를 인정했다는 것”이라며 “계산 오류가 재산 분할 범위와 비율 판단의 근거가 된 만큼 단순 경정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노 관장 측은 “일부를 침소봉대해 사법부 판단을 방해하려는 (SK) 시도는 매우 유감”이라며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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