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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9명 중 7명 발인식 잇단 엄수
사고현장 등 희생자 조롱 글에 공분
경찰,사고 사흘 만에 첫 피의자 조사
급발진 주장 반복… 입증 정황 없어
법원 “체포 필요성 단정하기 어렵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쯤 차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사고 당시 상황,일방통행 도로로 역주행한 이유,월드컵 북아메리카 예선차량에 이상 징후가 있었는지 등을 캐물었다.차씨는 사고로 갈비뼈가 골절돼 응급실로 이송됐다가 지금은 일반 병실로 옮긴 상태다.
차씨는 사고 직후 줄곧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차량이 갑자기 급가속해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는 얘기다.전날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차씨의 아내도 “브레이크,월드컵 북아메리카 예선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초동 조사 결과에서 이를 입증할 만한 정황은 아직 없다.블랙박스 오디오에는 급발진을 뒷받침할 만한 목소리가 담겨 있지 않고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1차 분석 결과에도 차씨가 사고 직전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은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만 남아 있다.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으면 도로에 남는‘스키드 마크’도 사고 현장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전날 차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날 “출석에 응하지 않은 이유가 있거나 체포의 필요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사고 사망자 9명 중 7명의 발인식이 잇따라 엄수됐다.시중은행 직원인 이모(54)씨의 발인식에서는 아들을 잃은 백발의 어머니가 연신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아이고,아이고”라는 통곡 소리만 가득했던 발인식에서는 고인의 직장 동료 100여명이 침통한 표정으로 운구차를 뒤따랐다.이씨와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던 이모(52)씨와 사고 당일 승진한 박모(42)씨의 발인도 차례로 진행됐고 사망자 양모(35)씨 등 서울 대형 병원 용역업체 직원 3명의 발인식도 같은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서는 서울시청 청사운영팀장 김인병(52)씨와 세무과 직원 윤모(31)씨의 발인식이 진행됐다.고인을 태운 차량은 생전 근무하던 서울시청 본청과 서소문청사 앞에 들러 10분 정도 머물다 장지로 향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고 이후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모욕하는 게시글이 온라인에 유포되는 것과 관련해 엄중 처벌을 경고했다.시청역 사고와 관련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피해자들의 성별 등을 이유로 조롱하는 듯한 글들이 게시돼 논란이 일었다.사고 현장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토마토주스가 됐다’며 조롱 섞인 쪽지가 놓여 있는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기도 했다.
경찰은 “온라인 커뮤니티·소셜미디어(SNS) 등에 불법적인 게시글을 반복적으로 유포·작성하거나 타인에게 전달하는 행위가 확인되면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