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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애리조나주립대(ASU)의 한 강의실 풍경은 이채로웠다.미 항공우주국(NASA) 미낙시 와드화 박사가 화성 토양 채취와 관련해 열띤 강연을 이어나가자 학생들은 교수의 설명을 노트에 적거나 휴대전화로 슬라이드를 촬영했다.교실 앞줄엔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여학생들이,뒷줄엔 남학생들이 몰렸다.여느 대학 강의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지만,딱 하나 다른 건 수강생들이 보청기를 끼고 백발이 성성한 고령자라는 점이다.
ASU 캠퍼스에는 특이한 20층짜리 건물이 있다.부동산개발 업체인 퍼시픽 리타이어먼트 서비스가 건설·운영하는 고령자 맞춤형 시설인 '미라벨라'다.미라벨라 ASU는 식당 4곳과 수영장·체육관·게임장 등을 갖췄다.건물 2층엔 기억 관리 센터와 24시간 돌봄 시설도 있다.
미라벨라와 같은 '대학 내 은퇴자 커뮤니티(URC)'는 미 대학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부부가 함께 URC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전직 신문 편집자였던 빌 게이츠(80)는 2년 전 화학박사 학위를 가진 아내와 함께 미라벨라 ASU로 이사했다.게이츠는 이코노미스트에 "대학생 사이에서 생활하니 활력이 넘친다"며 "피자를 먹으며 인공지능(AI)을 토론하는 모임에서 인간의 수명이 얼마나 돼야 바람직한지를 놓고 20대들과 열띤 토론도 벌였다"고 자랑했다.
URC는 은퇴 후에도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고 싶어하는 고령자들을 겨냥해,대학이 도서관을 개방하거나 평생 교육 프로그램을 여는 형태로 시작됐다.그러다가 아예 대학이 사업 주체가 돼 직접 URC를 운영하는 식으로 발전했다.학교 재단의 비영리법인(NPO)이 24시간 돌봄 시설 등 전문적인 의료 및 건강 서비스도 별도로 운영한다.대학 입장에선 이런 수익을 학교 발전 자금으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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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 "어르신 캠퍼스 입성 환영"
반면 고령자는 증가세다.미국에선 매일 1만명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가 65세가 되고 있다.이코노미스트는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대체로 부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취향이 까다롭다"며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소망은 대학 캠퍼스에서 충족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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