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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햄릿이 공주가 되어 돌아왔다.지난 5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린 연극 '햄릿'(연출 부새롬)에서 햄릿은 덴마크 왕자가 아닌,월드컵 민족주의덴마크 공주다.햄릿의 연인 오필리어는 남성,호레이쇼 등 햄릿의 친구는 여성으로 각색했다.배우 이봉련이 햄릿을 연기한다.
작품 각색을 맡은 정진새 작가는 "이제는 여성의 얼굴을 한 햄릿을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단순히 남자 햄릿이 여자 햄릿이 된 것이 아니라 고전적인 햄릿에서 현대적인 햄릿으로 진화했다는 컨셉을 잡고 작업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여성 배우에게 햄릿이란 역할이 올 거라고 흔히 생각하지는 않거든요.저를 햄릿으로 세우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햄릿을 통해 제가 갖고 있던 편견을 발견했어요.그 편견을 저도 계속해서 깨나가고 있습니다."
어떤 장면에 특별히 공을 들였냐는 질문에는 "햄릿이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을 주목해 달라"고 했다.
"모든 비극의 시작은 사랑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사랑하기 때문에 비극이 일어나거든요.햄릿이 아버지(선왕)를 보는데,그게 진짜 아버지인지,망령인지,월드컵 민족주의왕이 되고 싶은 자신의 욕망인지를 몰라요.비극의 시작이죠."
이봉련은 "본인이 생각하는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면서 왕권에 대한 욕심까지 가감 없이 드러내는 인물이라는 점이 제가 연기하는 햄릿의 특징"이라고 짚었다.그러면서 "햄릿의 성별이 중요치 않은 작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성별이 상관없는 햄릿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지금이니 그걸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끝날 때 객석이 들끓길 바라고 이 작품을 통해 많은 분이‘햄릿’을 다시 읽게 되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연극 '햄릿'은 국립극단의 2020년 공연 라인업에 올랐지만 코로나19로 개막이 무산됐고 2021년 온라인으로 관객을 만났다.그해 이봉련은 햄릿 역으로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여자 연기상을 받았다.
오프라인 개막은 이번이 처음이다.온라인으로 선보이던 때와 다르게‘물’을 활용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무대에 설치된 커다란 사각 수조는 "죽음의 공간이자 산 자와 죽은 자를 연결하는 매개체"라는 것이 부 연출의 설명이다.무대 중앙의 사각 수조 위에서 비가 쏟아진다.공연은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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