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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에 불황형 소비 증가
땡처리 등 저가 제품 매출 급증
외식 줄고 중고 명품 거래 늘어
소비 부진에 유통업체 잇단 폐업
부산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박 모(45) 씨는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자 배달 음식부터 줄였다.박 씨는 “맞벌이를 하다보니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배달 시켜먹을 때가 많았는데,치킨이나 배달 음식 가격이 너무 올라서 최근에는 반찬 몇 가지 사서 집밥 위주로 먹고 있다”면서 “마트에 가도 1+1이나 덤으로 주는 상품 위주로 구매하고,가공 식품은 이커머스와 가격 비교를 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등이 길어지자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이른바‘불황형 소비’가 늘고 있다‘월급 빼고 다 오른다’라는 말이 대변하듯 서민들은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땡처리 등 초저가 상품으로만 몰리고 있다.소비심리 위축으로 마트 등 유통업체들의 폐업은 줄을 잇고 있어 자칫 장기 불황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부산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전국적으로도 충남·충북을 제외하고 일제히 소매 판매가 줄었다.
소비자가 지갑을 닫은 사이‘땡처리’상품을 비롯한 초저가 소비는 늘었다.한 편의점 업체는 소비 기한이 3시간에서 1시간 이내로 남은 폐기 임박 상품을 최대 45% 할인하는‘마감 할인’행사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해 11월 선보인 이 서비스는 출시 초기에 비해 지난달 매출이 4.5배 늘었다.
가성비를 앞세운 대형마트의 치킨도 유통가의 화제다‘서민 간식’이라고 불리는 치킨의 배달 가격이 고공행진하며 3만 원에 육박하자 소비자들은 지갑 열기를 주저하며 저렴한 마트 치킨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대형 마트들이‘가성비 치킨’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가운데 최근 한 마트는 6000원대 치킨을 출시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SPA(기획·생산·유통 일괄) 브랜드와 중고 명품 시장도 붐빈다.패션업계 관계자는 “발란,머스트잇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지난해 매출은 두 자릿수 급락을 경험했다”면서 “반면 중고 명품 거래 시장은 내년 40조 원대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불황이 이어지자 외식업계도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1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75.60으로 1분기(79.28) 대비 3.68포인트(P) 하락했다.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업체가 증가한 업체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지수는 2022년 3분기 89.84를 기록했다가 점차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해 4분기 이후 70P대에 머물러 있다.
소비자들은 외식비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저가 음식점 위주로 찾고 있고,배달 음식값마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은 집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부산 동래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 모(50) 씨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휴일 피크 시간대에는 전체 테이블의 80% 이상이 찼지만,요즘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최근 저가 고깃집도 많이 생기지만,프로야구 30클럽채솟값과 인건비도 올라서 가격을 낮출 수도 없다.앞으로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소비가 줄며 손님 발이 끊기자 부산의 대형 유통채널은 줄폐업 하고 있다.지난 2월 홈플러스 서면점,5월 서면 NC백화점에 이어 6월 남천동 메가마트가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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