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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자 한 자릿수 불과…"결국 1만여명 전공의 없이 운영"
교수들 반발 불가피…복지장관 "복귀 최종수치 17일 확인"
(서울=뉴스1) 강승지 천선휴 이유진 기자 =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사직서 수리 마감 시한이 하루 지난 가운데 '빅6' 병원들은 끝내 무응답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일괄 처리하기로 했다.수리 시점은 각 병원 사정에 따른다는 방침이다.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했고 복귀는커녕 하반기 결원 모집에 지원하지 않을 걸로 보여 의정갈등에 따른 의료공백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빅6 등 주요 병원장들은 전날(15일) 회의에서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는 전공의들을 일괄 사직 처리하자는 데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빅6는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병원 규모가 큰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삼성서울·고려대병원을 의미한다.사직서 수리 시점은 각 병원 사정에 따른다.
각 병원은 구체적으로 6월 4일 또는 7월 15일 결정을 두고 논의 중이다.
빅6 병원 중 사회복지법인 병원인 삼성서울병원,맨유 대 루턴 타운재단법인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은 국민연금 규정을,나머지 4개 병원은 사학연금 규정을 따른다.각 규정에 맞춰 퇴직금 정산 등 행정적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
이미 병원들은 지난 11일까지 전공의들에게 "15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사직 처리를 한다"는 문자 등을 보낸 바 있다.
서울 소재 의대 관계자 A씨는 "사직 처리 문제가 밤새 긴급히 돌아갔다.정부는 복귀 여부 결정을 압박하고,교수들은 반대하며 대다수 전공의는 여전히 무응답"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우리도 동참하라는데 타 대학병원 상황 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수도권에 여러 분원을 둔 의료원장 B씨도 "(관련 내용을) 교수 회의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확정하기 위해 전날까지 각 수련병원에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를 마쳐 결원 규모를 파악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각 병원이 전공의들에게 사직 또는 복귀 의향을 물었으나 상당수 전공의는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복귀 의향을 전한 전공의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측은 각각 "복귀 응답 전공의는 10명 미만"이라고 답했고 서울대병원도 복귀 인원이 많지 않은 수준이다.
본래 빅6 전공의 규모는 서울대병원 본원 500여명,세브란스병원 620명,서울아산병원 580명,맨유 대 루턴 타운삼성서울병원 520명,맨유 대 루턴 타운서울성모병원 290명,고려대학교의료원 580여명 정도였다.
지방 병원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부산대병원·동아대병원은 복귀 전공의가 1명도 없었다.
보건복지부 집계 결과 전날 기준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3756명 중 1155명(8.4%)만 출근하고 있다.이달 12일 출근자(1111명) 대비 44명 늘어난 수준이다.
전공의 1만2000여명의 무더기 사직은 불가피한 상황인 데다 의대 교수 등 내부 반발도 예상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40개 의대 수련병원 교수 대표는 "응답받지 못한 채 일방적 사직 처리는 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뉴스1에 "아직 반발할 분위기까지 형성된 건 아니라고 본다"며 병원들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수도권 수련병원장 C씨는 "병원들은 일괄 사직을 더 미룰 수 없다는 분위기"라면서도 "자식 같은 전공의를 자르는 문제에 교수들은 크게 반발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C씨는 "앞으로 수년간 전공의 없이 일해야 하는 문제에 교수진의 파업,전면 휴진이 가능하다"며 의료공백 가중에 따른 의료진 부담을 우려했다.
의대 관계자 A씨도 "더 이상 적자 감당도 어렵고,정부 압력도 있다.이제 더 이상 이렇게 갈 수 없다"면서 "교수협의회가 반발하나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토로했다.
한편,복지부는 복귀 최종 수치를 오는 17일 파악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내일(17일) 보고받기로 했다.정확한 수를 말할 수 없으나 복귀 의견을 낸 전공의가 많은 것 같지 않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