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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교수·브로커 등 17명 적발
대입 평가 심사위원 맡은 교수
과외해준 학생에 후한 점수
고액의 불법 과외를 일삼고 이 사실을 숨긴 채 입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입시 비리' 부정을 공모한 음대 교수와 브로커 17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미신고 교습소를 운영한 입시 브로커 A씨와 불법 성악 과외를 하고 대입 실기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대학교수 14명,학부모 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이들이 받는 혐의는 업무방해,학원법 위반,외계어 없이 이해 하는 암호 화폐청탁금지법 위반 등이다.이 중 현직 대학교수 B씨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입시 브로커 A씨는 음악 전공자로 2021년 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서울 강남·서초구 일대에서 미신고 교습소를 대관해 총 679회 성악 수업을 하는 방식으로 교습소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이 과정에서 A씨는 입시를 목전에 둔 30명의 학생들과 현직 대학교수들에게 과외 교습을 알선하면서 1인당 7만~12만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현직 대학교수 14명은 '교원은 과외 교습 행위가 제한된다'는 학원법 조항에도 불구하고 A씨와 공모해 총 244회 성악 과외를 통해 1억3000만원 상당의 교습비를 수수했다.교수들은 30~60분의 수업을 한 후 1인당 최대 7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들의 불법 과외는 입시 비리로 이어졌다.A씨는 입시가 임박하자 교수들의 과외 횟수를 늘리며 이들에게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대학 정보를 알렸다.또 교수들에게 수험생의 실기고사 조 순번을 알리는 등 노골적인 청탁도 서슴지 않았다.이후 교수들은 서울대 등 4개 대학에서 입시 심사위원직을 요청받았고 과외 사실을 숨긴 채 내·외부 심사위원을 맡았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자신이 과외한 학생들에게 고점을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일부 대학은 블라인드 형식으로 입시를 진행했지만 교수들은 수험생들의 연습 곡목,외계어 없이 이해 하는 암호 화폐발성,목소리,조 배정 순번으로 본인이 과외했던 학생임을 알아차렸다.경찰은 "불법 과외를 받은 수험생 모두가 합격한 것은 아니다"며 "다른 위원들이 저평가해 불합격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속된 교수 B씨는 수험생 2명에게 입시 당일까지 교습을 진행했으며 합격 이후 학부모에게서 현금과 명품 핸드백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금품을 건넨 학부모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송치됐다.
김상곤 한국성악가협회 이사장은 이날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음대 입시 비리가 인력풀이 적어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김 이사장은 "성악과 교수 풀이 적다 보니 서울 소재 유명 대학 성악과에서는 어떤 교수들이 심사위원을 맡을지 일찍부터 예상된다"고 말했다.실제 A씨는 심사위원직을 맡을 것으로 판단되는 교수들에게만 사전에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