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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원전… IAEA “공격 때문”
방사능 누출‘핵 재앙’우려 고조
우크라,슬롯 나라 2러 본토 30km까지 진격
러,하르키우 병력 빼내 차단 총력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탑에서 11일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했다.방사능 유출이나 폭발 징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포리자 원전이 유럽 최대 원전인 탓에‘핵 재앙’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화재 원인을‘외부 공격’으로 규정한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상대방에게 공격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공방을 벌였다.
또한 양측은 6일부터 12일까지 7일 연속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 수자 일대에서 교전을 벌이고 있다.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본토에서 이뤄진 가장 긴 교전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일대의 병력 일부를 쿠르스크주로 옮겨와 우크라이나의 추가 진격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우크라이나군이 이번 진격으로 사기가 크게 고조되긴 했지만 무기와 병력 부족 등으로 러시아 본토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을 이어 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러-우크라 “원전 화재는 네 탓”
전쟁 발발 후 자포리자 원전에 전문가들을 상주시키고 있는 IAEA는 “폭발음이 여러차례 들린 뒤 커다란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며 “핵 사고로 번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공격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다만 IAEA는 화재가 누구의 책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상대방이 화재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에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한 러시아가 불을 질렀다”며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를 협박하려는 수작”이라고 비난했다.반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우크라이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맞섰다.
자포리자 원전은 전쟁 전 우크라이나 전체 사용 전력의 18%를 생산했다.전쟁 발발 한 달 만인 2022년 3월 러시아군이 장악했다.같은 해 8월에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두 차례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방사능 누출에 따른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자 한 달 후 6기의 원자로 전체가 정지 상태로 전환됐고,슬롯 나라 2현재까지 가동되지 않고 있다.
● 러시아 본토 진격‘결정적 한방’은 안 돼
이 와중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에 대한 진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러시아 국방부는 11일 “국경에서 30km 떨어진 쿠르스크주의 옵스치 콜로데즈에서 우크라이나군 기동대의 돌파 시도를 차단했다”고 밝혔다.사실상 우크라이나군의 본토 30km 지점 진입을 인정한 것이다.미국 싱크탱크‘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그간 전투력이 약한 징집 병사를 쿠르스크주에 주로 배치해 비교적 쉽게 방어선이 뚫린 것으로 분석했다.
다급해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등에 배치됐던 병력 일부를 급히 쿠르스크주로 이동시키는 등 우크라이나군의 추가 진격을 막으려 하고 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지원군이 도착해 우크라이나군과 팽팽하게 교전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그간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갔던 전쟁 판세를 바꿀‘결정적 한 방’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다만 지난해 6월부터‘대반격’을 공언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우크라이나의 사기 진작에는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여론을 잠재우는 데도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윌리엄 테일러 전 주우크라이나 미국대사는 시사매체 타임에 “러시아가 (침공 후) 2년 6개월 동안 1억7000만 달러(약 2330억 원)를 들여 구축한 방어선 2개를 우크라이나는 24시간도 걸리지 않아 돌파했다”며 “국제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비해 무기와 병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전쟁 발발 직후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를 탈환했던 것과 이번 쿠르스크주 진격이‘동급’은 아니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