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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5조원 규모 역대급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올해 연간 누적 수주 규모도 덩달아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됐다.회사는 매년 수주 계약 신기록을 작성하고 있는데,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지고 경쟁사를 제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바이오 CDMO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다,차세대 바이오의악품 모달리티 분야에서도 삼성 특유의 3축 전략(생산능력,스피드,고품질)과 선제적 대응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미국 소재 제약사와 1조4600억원 규모 CD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지난해 6월 해당 제약사와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바 있는데,야구 공격 수비일년여만에 본 계약을 체결하면서 규모가 1조3164억원이 증액됐다.이번 계약은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 3조5009억원 대비 40%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상반기만에 누적 수주 2.5조 신기록.매년 수주 신기록 행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으로 올해 약 6개월만에 올해 누적 수주금액 2조5000억원을 돌파했다.회사는 2020년 상반기 누적 수주금액 1조9000억원으로 최대 기록을 썼고,지난해에는 상반기 최초 상반기 누적 수주금액이 2조3387억원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올해는 1년만에 또다시 2조원을 돌파한 것은 물론 수주금액 규모를 더욱 늘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 중심의 대규모 CMO 계약으로 1~3공장 풀가동 및 4공장 램프업을 통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지난해 상반기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상위 빅파마 20곳중 13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는데,올해는 고객사 숫자를 16곳으로 늘렸다.또한 각종 수주계약 기록을 새롭게 써내려가면서 올해 연 매출도 역대 최대 규모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실제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469억원(전년대비 +31%),영업이익 2213억원(+15%)을 기록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런 상승세를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4공장의 18만ℓ 부분 가동률 상승으로 분기별 영업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며 “내년 4월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인 5공장에 대한 선수주 활동이 연말로 갈수록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세가 향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매년 15% 이상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 CDMO 시장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모달리티의 급성장이 꼽힌다.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022년 약 203억 달러(약 26조8700억원)에서 연평균 15.3% 성장,2028년 약 477억 달러(약 63조4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업계에서는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성장에는 여러 기회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ADC 같은 새로운 모달리티도 등장하고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출시도 이어지고 있고,CDMO 기업들의 활발한 역량 강화 역시 글로벌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오시밀러는 100개 이상이 개발되고 있고,5년 내 미국에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바이오 CDMO에 대한 상당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또 최근 2~3년전부터 세포유전자치료제(CGT),mRNA,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새로운 바이오의약품 모달리티가 급부상하고 있다.더욱더 안전하고 정확하며,개인 맞춤형 치료에 대한 수요가 CGT 및 ADC 등과 같은 새로운 모달리티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새로운 모달리티 중에서도 ADC가 광풍을 일으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ADC 등 신규 모달리티에 대한 CDMO 준비를 선제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빠르게 증가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월 5공장을 착공했고,가동 목표 시점을 5개월 앞당긴 내년 4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또 압도적 생산능력(5공장 완공시 78만4000ℓ),스피드,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새로운 모달리티 분야에서도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프로스트앤설리번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점유율 1위는 론자로 20.7%를 차지하고 있다.그 뒤를 카탈런트(12.2%),우시바이오로직스(10.2%),삼성바이오로직스(9.3%)가 잇고 있다.이 순위는 향후 몇 년 안에 바뀔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미국 바이오 안보 정책인 생물보안법 규제 대상으로 명시된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규제 현실화와 차별화된 ADC CDMO 능력 확보가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또한 글로벌 CDMO 기업 1위 론자는 ADC 분야에 약 10여년 전에 먼저 진출했지만,시장 확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충분한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ADC 치료제 등 차세대 의약품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역량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예정”이라며 “올해 연말 준공을 목표로 ADC 전용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고,ADC 링커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스위스 아라리스에 투자했고,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독자적인 ADC 기술을 보유한 미국 브릭바이오에 투자했다”고 말했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CMO는 물론 CDO(위탁개발) 시장 진출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모달리티 시장이 개화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ADC 분야는 론자가 이미 선점했지만,아직 완벽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은 부족하다”며 “삼성그룹에서도 펀드 등을 통해 ADC에 투자하고,차세대 모달리티 제조에 적합한 민첩하고 유연한 제조설비 구축으로 다양한 기회를 모색,판도를 바꿀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