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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을 공식적인 아프간 정부로 인정하는 데 찬성하며 대아프간 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밝혔습니다.
현지 시각 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실리 네벤쟈 대사는 전날 유엔본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탈레반은) 실질적인 당국이고 (통치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네벤쟈 대사는 이어 그들이 국정을 이끄는 것은 좋든 싫든 사실이며 이를 그저 무시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그러면서 “러시아가 탈레반에 대한 제재를 어느 정도까지 해제할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확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재집권한 뒤 여성들의 교육과 취업을 제한하는 등 강압적인 통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이에 미국 등 국제사회는 탈레반에 대한 테러단체 지정과 제재를 유지한 채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네벤쟈 대사의 이번 발언은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 대표단이 참여한 유엔 주재 국제회의가 진행된 가운데 나왔습니다.유엔은 탈레반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수용 문제를 다루기 위해 지난해 5월 처음 도하 회의를 열었고 지난 2월 2차 회의를 개최했습니다.이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동안 20여 개국 아프간 특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3차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번 도하 회의에 참여한 아프간 대표단 단장인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아프간인들은 왜 제재로 괴롭힘을 당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는 전했습니다.무자히드 대변인은 이어 외국 침입과 간섭으로 약 반세기 동안 전쟁과 불안에 시달려온 아프간인들이 자국에 부과된 제재들에 대해 공정한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즈메리 디카를로 유엔 사무차장은 전날 도하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각 (유엔) 회원국이 (대아프간) 제재를 유지할지 여부는 회원국에 달려있다”면서 “그 제재는 (아프간) 나라 전체가 대상이 아니라 사람들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