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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280m에 형성된 자연 습지
우리나라 1호 람사르습지 위용
기생꽃 등 멸종위기종의 안식처
하루 150명 제한으로 생태보전 노력 축구장의 2배에 이르는 약 1.36㎢의 대암산 용늪은 우리나라 1호 람사르습지로 지정될 만큼 생태적 가치가 큰 지역이다.해발 1280m에 형성된 용늪을 보고 있으면 자연이 얼마나 위대한지 공감할 수 있다.ⓒ데일리안 배군득 기자[데일리안 = 배군득 기자] #.이달의 생태관광지(이생관)는 환경부에서 자연환경의 특별함을 직접 체험해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기 위해 2024년 3월부터 매달 한 곳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전국 생태관광 지역 중 해당 월에 맞는 특색 있는 자연환경을 갖추고,지역 관광자원 연계 및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한다.데일리안은 전국에 있는 생태자원 현장을 직접 찾아가 생태적 가치와 보존,그리고 관광이 공존하는‘이달의 생태관광’을 직접 조명하고자 이 시리즈를 준비했다.초보여행자,가족여행자 눈높이에서 바라본 현장감 있는 시리즈로 풀어 나갈 예정이다.<편집자 주>
난이도 = 코스가 쉽지는 않다.트레킹을 좋아한다면 도전해보자.임도로 올라가는 방법도 있지만 하루 30명만 가능하다.
접근성 = 보존가치가 높은 곳이어서 매일 150명 제한 인원이 있다.입장 경로나 시간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볼거리 = 우리나라 1호 람사르습지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인제군에서 용늪 주변에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 일대에는 상당히 희귀한 습지가 있다.해발 1280m 고산지대에 형성된 광활한 습지는 자연이 얼마나 끈질기게 살아남았는지 알 수 있다.대암산‘용늪’은 이렇게 4000년의 세월을 버텨냈다.그러나 최근 심각해진 기후변화로 용늪에 서식하는 동・식물들도 가까스로 생명줄을 부여잡고 있다.
그만큼 용늪은 우리가생태적 가치에 대한 소중함과 보전에 힘써야 한다는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환경부가 7월‘이달의 생태관광지’로 대암산 용늪을 선정한 이유다.
조영훈 환경부 자연생태과 사무관은 “용늪은 국내 유일의 고층습원이다.그 우수성을 인정 받아 1997년 국내 1호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며 “환경부도 199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습지보전계획 수립,정밀조사,외래종 제거,보전‧이용시설 설치 등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기생꽃'은 용늪에서도 귀한 식물이다.해마다 개체수가 줄고 있어서 각별한 보호과 관리가 필요하다.ⓒ데일리안 배군득 기자▶︎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기생꽃’등 931종 야생생물 놀이터
용늪의 자연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 할 수 없을 정도다.트레킹으로 3시간 남짓 올라가면 보이는 큰용늪은 눈으로 봐도 상당히 큰 습지라는 것은 느끼기에 충분하다.실제로 용늪 전체 크기는 축구장의 2배에 이르는 약 1.36㎢다.
전체적으로 큰용늪과 작은 용늪,애기 용늪으로 구분된다.작은 용늪과 애기 용늪은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딱딱한 땅으로 점점 변하고 있다.인제군에서는 이런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큰용늪에 14km에 달하는 전용 탐방로를 설치했다.작은 용늪과 애기 용늪은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특히 원주지방환경청과 인제군은 용늪을 보전하기 위한 힘을 쏟고 있다.용늪 인근 군부대 시설을 옮기고 외래종을 제거하는 등 다양한 보전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또 전문지식을 갖춘 자연환경해설사들이 용늪의 유래와 생태학적 가치를 알려주고 있다.
용늪에서 10년째 해설사로 활동 중인 김진해 해설사는 “용늪은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이라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보기 힘든 고산 습지”라며 “큰용늪의 경우 지하수 유입이 없고 빗물,눈 녹은 물,1년에 안개가 170일 이상으로 강산성이다.죽은 식물이 썩지 않고 1년에 1mm씩 이탄층 쌓여 있는‘자연의 보고’로 불리는 이유”라고 소개했다.
용늪에서 발견한 분비나무 모습.솔방울 돌기를 보면 구상나무와 분비나무를 구분할 수 있다.ⓒ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용늪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동・식물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지난 2017년 환경부에서 실시한 습지보호지역 정밀조사 결과,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기생꽃,제비동자꽃,참매,삵이 발견되는 등 모두 931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해설사는 “용늪의 여름은 생명력이 넘치는 계절”이라며 “사초류의 성장으로 큰용늪 전체가 초록빛으로 물들면,
2017 이상형 월드컵작은별처럼 반짝이는 기생꽃과 가냘픈 조름나물(이상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과 까막딱따구리(천연기념물 제242호),연보라색 화려한 비로용담 등이 습지를 화려하게 수 놓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큰용늪에서 발견한 기생꽃은 왜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됐는지 바로 알 수 있다.기생꽃의 생존 환경은 여름철 최고 기온 15.6°C 이하다.국내에서는 여름철 15.6°C를 유지할 수 있는 지역이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는 북부와 지리산,가야산,태백산,설악산,대암산 등 고산 지대에 적은 수가 자생한다.키는 7~25cm로 작고 잎은 5~10장이 돌려난다.지름이 1.5~2cm의 흰 꽃이 1개씩 달린다.통꽃으로 7갈래로 깊게 갈라졌다.꽃은 7~8월에 피고 이르면 5월부터도 보인다.열매는 둥근 삭과로 9월에 익는다.
구상나무처럼 솔방울이 하늘을 향해 자라는‘분비나무’도 있다.구상나무와 구분하는 방법은 솔망울 열매의 돌기가 갈고리처럼 아래로 젖혀져 있으면 구상나무,돌기가 젖혀저 있지 않고 수평을 유지하고 있으면 분비나무다.분비나무는 추운 지역에서 서식하는데,기온이 점점 상승하는 국내에서는 분비나무를 찾기 힘들어지는 추세다.
용이 쉬었다 간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용늪의 전경은 빼어나다.ⓒ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용늪 보전을 위한 인제군의 노력…볼거리와 체험도 가득
인제군은 대암산 용늪의 우수한 생태계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용늪 생태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탐방 코스는 출발 지점에 따라 인제 가아리 코스와 서흥리 코스 등 2가지다.
산행을 통해 올라가는 서흥리 코스와 달리 가야리 코스는 개인 차량으로 용늪 입구까지 이동이 가능하다.가야리 코스는 1일 1회 30명으로 탐방객 수가 제한된다.미리 계획을 세워 신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암산 용늪은 습지보호지역이자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출입에 제한이 까다롭다.그래서 안내소에 1차 집결 후 인적 사항을 확인한 뒤 출입증을 받은 후에야 대암산 용늪 입구까지 이동할 수 있다.
용늪 인근에는 3개의 생태마을(냇강마을,백담마을,달뜨는 마을)이 있다.이곳 마을들은 2013년에 용늪과 함께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다.생태환경을 보전하면서 색다른 볼거리와 체험 활동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모시나비가 넒은쥐오줌풀에서 한가롭게 흡밀(꿀을 빨고 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배군득 기자냇강마을은 대암산용늪 자락에 위치하며 소양강 상류인 인북천을 따라 형성된 마을이다.냇강마을은 용늪을 비롯해 대승폭포,디엠제트(DMZ) 생태학교,박인환문학관,인제향교 등 자연자원과 역사문화자원이 가득하다.블루베리 수확 및 뗏목체험 등은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인기다.
백담마을은 만해 한용운 선생의 얼과 정신이 서려있는 백담사가 있는 마을이다.백담마을은 매바위폭포,용대자연휴양림,십이선녀탕,만해박물관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다.여초서예관-만해마을 탐방을 진행한다.
달뜨는 마을은 소양댐 건설로 인해 일부 주민들이 마을 고지대로 이주해 형성된 곳이다.소양호와 산림을 끼는 분지형 농촌마을이다.달뜨는 마을은내린천,
2017 이상형 월드컵자작나무숲,산촌민속박물관 등이 있다.소양강 둘레길 탐방이 백미다.
용늪 생태탐방은 인제군 대암산 용늪 예약사이트에서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인제 용늪을 비롯한 생태관광 체험 과정,연계 방문 가능한 지역 관광명소,추천 여행일정을 담은 영상과 환경부에 근무 중인 청년인턴의 체험기 등 각종 정보는 환경부와 인제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선민 환경부 청년인턴은 “대암산 용늪 탐방을 통해 단순히 아름답고 독특한 자연경관만을 경험한 것이 아니라,수천 년의 시간이 녹아있는 귀중한 유산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또한 용늪처럼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지역들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 역시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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