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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에서 바이오·조선·해운까지
다양한 산업군 망라한 거래 성사돼
조단위 빅딜 모습 드러낼까 관심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크로스보더 딜(국경 간 거래)이 속속 성사되며 인수·합병(M&A)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국내 기업이 해외서 알짜기업 인수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기도 하고,해외 큰손이 국내 기업을 사들여 한국 진출 발판으로 삼기도 하는 모습이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구조조정 및 사업구조를 개편함에 따라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아웃바운드)와 해외기업의 국내기업 인수(인바운드) 딜 또한 사업재편의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되는 추세다.
최근 경영권 변동 대상이 된 기업들은 식품(F&B)에서부터 바이오,매일 룰렛조선·해운까지 다양한 산업군을 망라한다.지난해 에너지·유틸리티·소재와 헬스케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들의 거래금액이 전년대비 감소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이는 앞서 M&A 지표가 반등하며 시장 회복 기대감을 더했던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시장조사기관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는 글로벌 M&A시장 거래량이 상반기에 비해 약 1.5%포인트(p) 증가한 바 있다.
일례로 BTS 뷔를 광고모델로 발탁했던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컴포즈커피는 필리핀 기업에 팔린다.컴포즈커피 지분 100%는 필리핀 식품기업 졸리비푸즈 컨소시엄에 매각될 예정이다.지분가치로는 4700억원 상당이 책정된 것으로 전해진다.국내에 260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매장이 들어서있어 주요 상권을 포괄하고 저가 커피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한 점이 투자 하이라이트로 꼽혔다.
이외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 클로케그룹으로부터 CDMO(위탁개발생산) 역량을 갖춘 IDT 바이오로지카 지분 60%를 339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1년 기업공개(IPO)에 나선 이후 첫 M&A다.동시에 클로케그룹은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9%를 760억원에 사들이며 양사는 지분관계를 맺었다.
비교적 몸집이 무거운 제조사 또한 투자활동에 재시동을 걸었다.LG전자는 네덜란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을 인수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LG전자는 앳홈의 지분 80%를 우선 인수하고,매일 룰렛향후 3년 내 나머지 잔여지분 전량을 인수할 계획이다.2022년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한 이후 2년만의 M&A 행보다.또한 한화시스템·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138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기업이 정중동 행보를 깨고 현금곳간을 열기 시작하자 팬데믹 이후 움츠러들었던 시장이 활성화될지 여부에 시장 관심이 모인다.아직 수조원 단위 빅딜이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미들사이즈급 거래에 물꼬를 트며 훈풍 기대감을 키웠다는 이유에서다.올 하반기에도 이와 같은 기조가 유지될지 여부에 자본시장 이목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