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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전주지법 제1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는 준강간 및 강간 혐의로 기소된 미군 장병 A(30)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당초 이 사건은 피해자가 부대 정문을 뛰쳐나오며 “성폭행당했다”고 신고해 알려졌으나 A씨가 수사 기관과 재판 과정에서‘합의된 성관계’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약 2년 만에 1심 선고가 이뤄졌다.
A씨는 2022년 7월 우리나라 국적의 20대 여성 B씨를 숙박업소와 부대 내 숙소에서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중 숙박업소에서 이뤄진 성폭행은 B씨가 과음으로 항거불능 상태였던 점이 고려돼 준강간이,플로라이후 벌어진 영내 성폭행에 대해서는 강간 혐의가 적용됐다.
준강간과 강간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성폭행을 저지른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플로라이 중 준강간은 피해자가 음주나 수면 등으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을 때 성립한다.
재판부는 이 두 사안을 분리해 유무죄를 판단했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이 외국인이어서 동시통역 형태로 진행됐으며 구체적인 성범죄 묘사보다는 법리를 설명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재판부는 먼저 준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당시 피해자는 자신의 주량을 넘어서는 음주 상태였고 숙박업소에 들어와서는 잠이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피고인의 성폭행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이 사건의 준강간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이 일관되고 자신이 불리한 점도 가감 없이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이유도 찾지 못했다”고 유죄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영내에서 이뤄진 강간 혐의에 대한 무죄 판단 배경도 상세히 설명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의 강간죄는 피해자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는 앞서 준강간 피해를 보았음에도 이후 피고인과 술집과 숙소 등에서 키스했고 영내 숙소에서 함께 잠을 자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강간 피해를 묘사한 부분도 그 과정에 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피고인의 뚜렷한 유형력을 설명하지 못하는 등 여러 전후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이후 둘 사이의 성관계가 당사자의 의사에 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마지막으로 “피고인이 대한민국에서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것은 유리한 정상이나,플로라항거불능 상태인 이성을 간음해 죄질이 나쁘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