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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대표 "아직도 혼자 살았다고 자책…참사 책임 지자체장 기소 언제까지 검토만"
유족·생존자들 이날부터 나흘간 청주 시내 행진
(청주=연합뉴스) 이성민 기자 = 오송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참사 1주기를 일주일 앞둔 8일 최고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사고가 발생한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를 다시 찾았다.
[이성민 촬영]
1년 전 이곳에서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거나 죽음의 사선을 건넜던 이들은 이날부터 이곳에서 나흘간 '기억과 다짐의 순례' 행진을 한다.
검은색 옷차림에 초록색 리본을 단 이들은 행진 전 기자회견에서 1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당시의 고통과 기억을 잊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지하차도에서 동승자였던 친한 형을 잃은 생존자협의회 대표는 "혼자 살았다는 죄책감과 남겨진 형의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이 제 온 감정을 덮어버렸다"면서 "아직도 이 감정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힘없이 말했다.
이어 "지하차도 안에서 6만t의 강물을 맨몸으로 맞으면서 살기 위해 몸부림쳤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역한 감정이 올라온다"면서 "그때는 제 곁에 국가도,부운고 슬롯지자체도 없었다.검찰은 이미 2개월 전에 이범석 청주시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소환해놓고 언제까지 기소를 검토만 할 것이냐"고 성토했다.
[이성민 촬영]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최은경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오송 참사는 지자체의 재난관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며 "참사 이후 악몽 같은 1년을 보냈는데 검찰은 최고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 과정을 단 한 번도 유족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이번 정권에게 오송참사는 변방의 참사인 것 같아 너무 가슴이 아프다"면서 "유족들이 최고책임자를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이런 사회적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부운고 슬롯'최고책임자 처벌하라' 등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청주시내까지 비가 내리는 거리를 행진했다.
이들은 오는 11일 충북도청 앞에서 나흘간의 행진을 마무리한 뒤 추모 집회를 연다.
[이성민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