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당 지도부 만찬.(대통령실 제공)윤석열 대통령이‘드루킹 댓글 조작’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을 재가했다.이 가운데‘야권 분열 노림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 전 지사 복권이 되레 여당 분란만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을 앞두고 서민 생계형 형사범,루카스 멘데스경제인,전직 주요 공직자,정치인 등 1219명에 대해 오는 15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을 단행하는 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15일 복권되는 이들에는 드루킹 댓글 조작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포함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 “결정된 것이기에 제가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을 것 같다”며 반대 입장을 재차 드러냈다.
최근 이른바 친한계로 분류되는 한 대표 측근들을 통해 한 대표가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하며 윤 대통령에게도 그 뜻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한 대표도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제 뜻에 대해선 이미 알려졌다”며 반대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하지만 대통령실은 “사면과 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일축했다.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언론에 비밀이 없다는 식의 불쾌감도 연일 드러냈다.
이 때문에 어렵게 좁혀진 당정 간의 거리가‘김 전 지사 복권 갈등’으로 다시 벌어지게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여기에 당내 중진들까지 가세하면서 야권 분열의 노림수로 평가받던 김 전 지사 복권으로 오히려 여당 분란만 자초했다는 시각도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뜬금없이 (김 전 지사를) 사면해준 당사자가 복권을 반대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그런 엉뚱한 짓 하지 말고 야당이 폭주하는 국회 대책이나 세우는 게 급선무이지 않나”라고 한 대표를 쏘아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4선 중진 의원들은 지난 12일 한 대표와 비공개 오찬을 하며 김 전 지사 복권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오찬 참석자들은 언론에 대통령 고유 권한에도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는 등 복권 반대 입장을 재차 공개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갈등 확산을 우려해 자제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이날 말을 아끼는 한 대표에‘윤 대통령의 고유 권한에 존중의 의미로 해석하면 되냐’고 기자가 묻자 한 대표는 “그동안 말씀드린 대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더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 대표 측은 당이 현안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갖고 논의하는 것이 건강한 당정 관계라는 입장이라 앞으로 이 같은 당내 갈등은‘상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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