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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첩작전 수행 중 적을 보고도 공격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던 노병(老兵)이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로 44년 만에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군 형법 위반(공격 기피 등) 혐의로 1980년 육군 고등군법회의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된 A(67)씨의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확정했다.
1978년 10월 육군 7사단 소속 일병이었던 A씨는 휴가병 3명을 사살한 뒤 북한으로 탈출을 시도한 무장간첩 3명에 대한 포획 작전 중 적을 보고 공격을 하지 않았다는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보통군법회의(1심)와 고등군법회의(2심)는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5년을 선고했다.1979년 대법원은 그가 소총 사격으로 대응하는 등 고의로 명령을 위반해 적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 판단에도 환송심인 고등군법회의는 새로운 증거나 근거가 없이 재차 징역 3년의 유죄를 선고했다.1980년 대법원이 또다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으로 결론 냈지만 유죄 판결을 유지했다.이 과정에서 1979년 비상계엄이 발동되면서 군인의 상고권이 제한돼 A씨는 대법원에 상고하지 못한 채 판결이 확정됐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2022년 11월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제기했다.비상상고는 이미 확정된 형사 판결에서 명백한 법령 위반이 발견되면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사건을 다시 심리해달라고 신청하는 비상구제절차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에 하급심 판결이 기속되기 때문에 하급심인 고등군법회의는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변동이 없는 한 대법원의 파기 이유와 달리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특히 1979년 비상계엄이 위법이라는 사실이 이미 법원 판결로 확인된 만큼,2014 야구당시 A씨의 재판청구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대검은 “A씨 명예 회복과 피해보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비상상고를 제기해 국민의 인권을 보호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준사법기관으로서 국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