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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규제에도 중동 기업과 대규모 인공지능(AI) 가속기 수출 계약을 맺었다.미국의 규제 범위 안에 있는 구형 가속기를 거래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엔비디아가 과거 중국 상대로 우회 판매를 시도하다가 제재를 받았던 이력이 있는 만큼 향후 미국 규제 당국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23일(현지 시간) 카타르 통신그룹 우레두(Ooredoo) 최고경영자(CEO) 아지즈 알투먼 파코루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와 중동 5개국 데이터센터에 AI 칩셋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우레두와 엔비디아의 계약은 이달 19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TM포럼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TM포럼은 글로벌 800여 개 통신사와 테크기업이 참여하는 협의체다.우레두는 성명을 통해 “카타르,알제리,브렌디멜빌튀니지,브렌디멜빌오만,브렌디멜빌쿠웨이트,브렌디멜빌몰디브 등에 엔비디아 AI 및 그래픽 처리 기술을 직접 제공할 수 있는 중동 최초의 기업이 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엔비디아도 “우레두가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미국이 중동을 AI 수출 제한 지역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들이 중동을 우회 경로로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첨단 칩셋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중동에 대규모로 AI 가속기를 수출하는 첫 사례”라고 진단했다.
엔비디아와 우레두는 구체적으로 어떤 칩셋이 거래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양사가 공식적으로 계약 사실을 밝힌 만큼 제재 대상인 첨단 칩셋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실제 H100과 출하를 앞둔 신형 가속기 블랙웰 등은 예약이 밀려 있어 중동 통신사가 구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엔비디아가 미국의 대(對) 중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중국 전용 칩셋’을 만들었던 전력을 감안하면 미 정부가 이번 중동 수출을 예의주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엔비디아는 A100·H100 등 AI 가속기의 중국 판매가 막히자 A800·H800 등 중국 전용 칩셋을 개발해 판매했던 전력이 있다.지난해 11월 미국이 대 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 강도를 높인 후에도 중국향 칩셋 3종을 새로 개발해 규제를 피했다.중국 기업들도 델,슈퍼마이크로컴퓨터,기가바이트 등 서버 제조업체를 통해 엔비디아 칩셋을 우회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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