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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자백에도 정확한 음주수치 못 밝혀 기소 못해
'의도적 추가음주' 5년 이하 징역·2천만원 이하 벌금형 추진
이른바 '술 타기'를 시도하는 음주 운전자를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입법이 추진되면서 경찰도 찬성 의견을 적극 개진한다는 방침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8일 김씨를 구속기소하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했지만 경찰이 송치 단계에서 포함했던 음주운전 혐의를 제외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코피노파더온라인에선 '음주운전 해도 (혐의) 적용이 안 되게 하는 방법을 널리 공개한 셈','술 먹고 운전하다 걸릴 것 같으면 무조건 도망가면 되겠다',코피노파더'음주운전하고 사고났을 때 도주하면 음주운전 처벌을 면한다니 정말 재미있는 법' 등의 조롱섞인 비판이 쏟아졌다.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앱)에는 경찰청 소속 직원이 올린 '김호중이 가져다 준 교훈'라는 제목의 글에서 '음주운전에 걸리면 무조건 도주,코피노파더주차된 차를 충격해도 무조건 도주,음주단속에 걸리면 편의점으로 뛰어들어가 소주를 마신다'고 비꼬기도 했다.
당초 경찰은 마신 술의 양과 알코올 도수,시간당 혈중알코올농도 감소량 등을 토대로 음주 수치를 유추하는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활용해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면허정지 수준인 0.031%로 추정해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반면,검찰은 이런 역추산 결과만으로 유죄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김씨가 사고 후 17시간이 지나서야 음주 측정을 했고,사고 당일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에 걸쳐 술을 마신 점을 고려했을 때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특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경찰은 김씨 사례와 유사하게 사고 당시 음주 측정 결과가 없는 피고인들에게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추정된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죄의 증거로 인정한 하급심 판결이 최근 잇따랐다는 점에서 기소 후 법원 판단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실제 기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많았다.위드마크 공식이 재판 단계에서 인정된 사례가 소수인 데다,개그맨 이창명 음주운전 사건처럼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기소했다가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이 난 대법원 판례가 있어 검찰 입장에서 부담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한 경찰이나 국민 대다수 입장에선 아쉬운 점이 있지만,검찰로선 공소 유지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무리하게 기소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다만,김씨의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혐의가 인정되면 음주운전 혐의가 빠져도 처벌 수위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의 사례를 계기로 음주운전 처벌 관련 법망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소위 '김호중 방지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2건이 22대 국회 개원 직후 발의됐다.
지난 10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교통사고 등으로 음주 운전이 들통날 상황에서 급하게 술을 마셔서 경찰 측정에 혼선을 주는 편법 행위인 '술 타기'의 처벌 규정을 신설했다.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이 지난 18일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도 술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후 음주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 음주하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코피노파더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내용이 명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법안은 음주운전 혐의가 입증되지 않을 경우 보완 수단으로서 처벌 수위를 높이고 부정 행위에 경종을 울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국회 협의 과정에서 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대검찰청은 지난달 20일 법무부에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해달라고 건의했다.1년∼5년의 징역 또는 500만∼2000만원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으로,음주측정거부죄와 형량이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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