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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대만 반도체의 심장' 신주과학단지를 가다
대만의 반도체 총력전…TSMC에 전기 공급위해 '야간 소등'
AI칩 열풍 놓치지 않으려
2나노 라인 가동 민관 총력지원
"TSMC는 대만의 호국신산"
정부가 부지확보 위해 주민설득
시민들 "우리 없인 AI 혁명 없어"
장대비가 쏟아지던 지난 5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TSMC의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이 들어설 부지엔 기자재를 실은 트럭이 쉼 없이 드나들었다.공사장 관계자는 “내년 가동 목표를 맞추기 위해 민관 모두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와 TSMC가 가장 고심한 부분은 반도체 산업의 핵심인 전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다.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까닭에 대만은 마지막 원자력발전소마저 내년 중반에 은퇴시킬 예정이다.전체 전력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5년 20% 달성이 목표일 만큼 아직 충분하지 않다.TSMC가 대만에서 가동 중인 반도체 공장이 11개에 달하고,웨일스 대 터키올해 착공한 5개 공장을 포함해 대만에만 총 10곳을 더 지을 계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만에서도 전력 문제는 큰 골칫거리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대만은 한국보다 산악이 많아 송배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큰 데다 지진 등 자연재해도 잦아 반도체 산업에 불리한 지리적 조건을 갖췄다”며 “TSMC에 전력을 몰아주기 위해 세계적 관광 도시인 타이베이에서조차 101타워를 제외하고 웬만한 건물이 밤이면 일제히 불을 끈다”고 설명했다.
‘TSMC 효과’는 대만 전체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올해 대만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보다 3.9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올해 한국 예상 성장률(2.2%)의 두 배에 달한다.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을 대체할 미국의 반도체 파트너가 되기 위해 아시아 각국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말레이시아는 페낭을‘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기 위해 인텔 등 글로벌 기업 유치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싱가포르는 차세대 반도체 설계 분야의 강자로 부상 중이다.
한국 정부도 2047년까지 총 622조원에 달하는 민간 투자를 집중시켜 경기 남부 일대를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조성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전력망 등 필수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타이베이=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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