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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5일까지 전공의 사직 처리" 지침에 수련병원 '분주'
인턴·1년차 레지던트는 2월29일,기존 전공의는 6월4일 이후 사직수리 유력
최근 한달여간 '출근 전공의' 81명 증가…'복귀자 소수일 것' 우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전공의 최종 사직 처리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섯 달째 병원을 떠나 있는 전공의들이 얼마나 복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사진은 14일 서울의 한 병원 전공의 전용공간.2024.7.14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권지현 기자 = 전공의 최종 사직 처리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대거 복귀 움직임'은 없는 가운데 이들이 얼마나 복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철회하고 수련 특례를 제공하기로 한 만큼 전공의들이 조심스럽게 병원으로 향하는 걸음을 뗄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있지만,지금까지 출근자가 소폭만 늘어난 만큼 이번에도 복귀 사례는 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 '15일까지 처리' 못박아…신규 2월29일,피터버러나머지 6월4일 이후 수리 유력 14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앞서 정부는 각 수련병원에 이달 15일까지 전공의들의 복귀 혹은 사직을 처리해 부족한 전공의 인원을 확정하고,17일까지 보건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하반기(9월)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수련병원들이 시간이 촉박하다고 호소했지만,정부는 디데이(D-day)를 15일로 재차 못 박았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 등 주요 수련병원들이 소속 전공의에게 오는 15일까지 사직 또는 복귀를 결정할 것을 최후 통첩했고,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거나 응답이 없을 경우 자동으로 사직 처리할 전망이다.
주말 사이 병원들이 따로 복귀 의사를 접수하지 않는 만큼 대다수 전공의는 디데이인 15일에야 최종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이 15일 정오까지로 시한을 잡은 가운데 일부에서는 날이 바뀌기 전까지 복귀 의사를 받을 수 있다.
각 병원이 복귀자들을 정리해 복지부에 통보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최종 복귀 규모는 일러도 16일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1일 현재 전체 수련병원 211곳의 레지던트 사직률은 0.66%(1만506명 중 69명)에 그쳤다.
출근 중인 전공의들은 매일 한 자릿수 수준에서 증감을 반복하는 중인데,이달 11일 기준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8.0%다.정부가 병원을 상대로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3일과 비교하면 근무 중인 전공의는 81명 늘었다.
사직서를 수리할 '기준 시점'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주요 수련병원들은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6월 4일 이후로 수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서울 주요 5대 병원 중 한 곳의 관계자는 "대한수련병원협의회에서 2월 29일자 사직서 수리를 합의했으나 정부는 여기에 법적 효력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라며 "정부 방침에 따라 6월 4일 이후 처리하는 게 맞는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수련병원들은 인턴과 1년차 레지던트 등 신규 전공의의 경우 2월 29일자로 사직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기존 전공의와 달리 '수련 시작 전 상태'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등에서는 이처럼 신규와 기존 전공의의 사직 시점을 나눠 처리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삼성서울병원 소속 교수는 "신규 인턴과 레지던트는 아직 근무 시작을 안 했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 같다"며 "시작을 안 했는데 중간에 나갔다고 할 수가 없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서울병원은 전공의 사직 처리 지침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그래도 돌아오겠지','극소수에 그칠 것'…엇갈리는 복귀 전망 복귀 전망을 두고는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대대적인 복귀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 안팎의 중론이지만,일각에서는 그래도 일부는 돌아오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정부가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철회하기로 한 데다 9월 모집을 통해 복귀할 경우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늦어지지 않게 특례를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반면 백약이 무효하다 할 만큼 이번에도 정부 조치가 전공의 복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공의들을 포함한 의사단체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교육의 질이 추락할 것을 우려하며 증원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의사단체들은 정부의 최근 조치들을 비판하면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37개 수련병원 교수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복지부는 9월 하반기 모집에 응시하지 않는 전공의는 내년 3월 복귀가 불가하다고 밝혔다"며 "차별적,선택적 수련 특례 적용은 복지부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관련 규정을 마음대로 뜯어고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공언과는 반대로 전공의는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방의 한 국립대병원 교수는 "현재까지 우리 병원에는 인기과·고연차 전공의 극소수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대거 복귀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라며 "전공의들이 돌아올 명분이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전공의 대표 격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의 요구는 단호하고 분명하다"며 "나도 안 돌아간다"고 남겼다.
의사 사회 특유의 '우리는 하나'라는 문화도 복귀하려는 전공의들의 발목을 붙잡는 요소다.전공의들로서는 단일대오에서 벗어나 병원으로 복귀하는 경우 '배신자'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이달 7일 개설된 '감사한 의사-의대생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채팅방에서는 복귀 전공의들의 실명이 공개되기도 했다.채팅방 이름에는 '감사'가 담겼으나 복귀하려는 전공의들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현장에 남거나 복귀한 전공의,의대생의 명단을 공개하는 블랙리스트 글들은 의료 공백 사태가 벌어진 이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10일에도 복귀 전공의들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온라인에 공개되자 수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