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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본지가 입수한 의사 600여 명 단체대화방 대화 내용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 중단을 발표한 직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 의대 교수들을 비방하는 글이 올라온다.
이 단체대화방은 의대 증원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5월 개설됐다.의대 증원 관련 이슈를 공유하며 의사들이 의견을 모으는 용도로 활용돼왔는데,대학병원 교수가 멤버의 주축을 이룬다.
의사 A씨는 "서울대 의대 비대위가 전 국민 앞에서 사직 기자회견을 하고 나서도 계속 근무하고,엔조이닷컴무기한 휴직을 발표한 지 며칠 만에 취소하는 이런 모습이 전공의·의료인·국민·언론에 어떻게 비칠지 생각해봤는가"라며 "앞으로는 진료든 당직이든 사직이든 휴직이든 기자회견을 열지 말고 조용히 하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그는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의 휴진 중단 발표 이후 전공의들 사이에서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서울대병원 교수했다"는 비판이 떠돈 사실도 공유했다.
의사 B씨는 서울대 의대 비대위가 휴진 중단을 발표한 직후인 21일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휴진 선언한 지 4일밖에 안 됐는데,이 기사 맞는 건가"라며 "기사 댓글도 그렇고 (의대 교수들이) 웃음거리가 돼버린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또 다른 의사 C씨는 "의사 모욕 금지법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E씨는 "사직하신다는 교수들도 대학병원에서 사직서를 수리해주지 않아서 못 하고 계신 건가"라고 물으며 "이런 모습을 보고 따르던 전공의들은 어떻게 되나?얼마나 속상할 지 말로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사직한다고 말한 이후 병원을 그대로 다니는 모습이 전공의들에게 의대 증원 투쟁의 본보기가 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4명 외에 진료를 모두 중단하는 사직 행렬을 따르는 교수가 없다","전임 교수는 한 명도 사직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런 비방이 도배되자 강희경(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협의회 비대위원장은 "댓글을 보고 자살하는 연예인들의 심정을 아주 잘 알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서울의대 교수들에 대한 비난 글에 날을 세웠다.그는 '방재승 교수 등의 사직서 수리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의사들의 요청에 대해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았고,월급이 나와서 병원 또는 전공의 지원금으로 전액 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판하는 의사들의) 조리돌림이 참 심하다"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의사 A씨는 "진실을 알기 위한 질문이 조리돌림인가"라고 반문하며 "월급이 나왔다면 교수들이 사직 전공의들에게 알리고,병원장에게 교수와 전공의를 차별한 데 대해 항의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는 사직서 제출 이후 전공의들은 월급을 받지 못했고,교수는 월급을 받은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끼리의 비방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분당서울대병원 모 교수는 "다들 거울을 좀 봐라.결코 현 사태 해결에 도움 되지 않을 비난은 멈춰야 한다"며 "현 사태에서 (대정부 투쟁) 행동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모른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지난 21일 오후 휴진 중단 발표 이후 주말을 지나 정상 진료가 재개된 24일,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실은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평시 월요일 오전 진료를 고정적으로 해왔던 내과(소화기·내분비 대사·감염·알레르기·혈액 종양 등) 진료실 15곳 전부가 정상 운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