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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 임상 3상 결과 효과 확인
”수면무호흡증 치료 가능하나 먼저 진단부터 받아야”
심각한 코골이에도 병원 안 가 합병증 우려
지난달 30일 SBS 예능프로그램‘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개그맨 김준호와 배우 김승수가 수면병원에서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는 장면이 나왔다.이들은 평생 심한 코골이와 불면증 같은 수면 장애를 겪으면서도 병원을 처음 방문했다.이날 검사 결과 이들의 기도 지름은 정상(12㎜)보다 훨씬 좁은 약 3㎜로 밝혀졌다.
인구의 약 1~2%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겪는다.그러나 병원에 가지 않는 사람은 이들 뿐이 아니다.국내 대다수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심각한 코골이에도 병원을 가지 않는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2022년 기준 11만3224명으로 실제 환자의 약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에게 희망이 생겼다‘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젭바운드가 수면무호흡증도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전문가들은 “비만 치료제가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서도 “그 전이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2차 합병증 위험을 더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반복적으로 호흡을 멈춰 산소가 부족해지는 증상이다.대부분 심하게 코골이를 하다가 소리가 컥 하고 멈추는 현상으로 나타난다.수면무호흡증으로 기도가 한번 막히면 10초 이상 숨이 멎는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대사증후군,고혈압,치매,심뇌혈관질환,부정맥,수면 중 급사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로 진단할 수 있지만,코골이가 심한 사람 대다수는 심각성을 몰라 병원을 가지 않는다.
민현진 중앙대병원 수면무호흡클리닉 이비인후과 교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실제 병원을 찾는 환자는 극히 일부”라며 “코 고는 현상을 생리적인 습관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코골이로 인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다.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공기를 주입해 기도를 열어주는 양압기를 착용한 채 잠을 자야 한다.곧 환자가 치료약 효과도 볼 것으로 기대된다.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임상 3상 시험에서 비만 치료제‘젭바운드’의 주요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가 수면 동안 숨이 멎는 증상을 절반 이상 줄였다고 지난달 21일 국제 학술지‘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발표했다.
젭바운드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인‘마운자로’로 출시됐다가 체중 감량 효과가 밝혀지면서 비만 치료제로 변신했다.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낸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bts 이상형 월드컵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마찬가지로‘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유사체 비만 치료제다.이들 약물은 GLP-1을 모방해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줄여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비만과 관련이 깊은 대사증후군은 물론,고혈압과 심혈관 질환,수면무호흡증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됐다.
가장 먼저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치료 효과를 입증한 곳은 일라이 릴리다.회사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의대,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함께 비만과 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52주간 티르제파타이드 10~15㎎ 또는 같은 양의 위약을 투여하는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원래 수면 중 호흡이 멎는 증상을 시간당 평균 약 51.5건 씩 겪었다.티르제파타이드를 투여한 사람들은 체중이 줄고,수면 중 호흡이 멎는 횟수도 평균 29.3건 덜 발생했다.위약군은 5.5건 감소에 그쳤다.일라이 릴리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젭바운드를 수면무호흡증 치료제로 승인해달라는 신청서를 냈다.최종 승인 여부는 이르면 올해 연말에 나온다.
심각한 코골이가 있는 사람은 곧 치료제의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하지만 치료제가 출시되기 전이라도 빨리 병원을 가는 게 좋다.민현진 교수는 “코골이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은 피로감,인지기능 저하는 물론 심각할 경우 치매와 뇌졸중,급성심근경색 등 각종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며 “절대로 간과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반드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24),DOI: https://doi.org/10.1056/NEJMoa2404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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