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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에 맞서는 청년들의 이야기-6회
영덕‘뚜벅이마을’설동원 장명석 대표서울 기온이 33도까지 오른 14일 오후 서울숲 가족마당에서는 제2회 전국 청년마을 패스티벌이 이틀간 일정의 막을 올렸다.행정안전부가 2018년부터 조성한 전국 39개 청년마을 대표들이 형형색색의 부스를 열고 구경온 시민들을 맞았다.지역 음식을 대접하기도 하고 보드타기 체험을 시켜주는 등 다양한 먹거리와 놀거리,볼거리가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서울 등 수도권 주민들에게 전국 청년마을을 알리고‘한번 찾아와 주세요’라고 홍보하는 이 행사는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원래 공주와 울산 등에서 성과공유 활동으로 진행되던 이 모임을 서울에서 열자고 주장한 것은 2022년부터 청년마을협의체 회장을 맡고 있는 설동원 경북 영덕‘뚜벅이마을’대표였다.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청년들에게 지역을 체험하고 정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게 청년마을의 취지인데 우리끼리만 지방에서 모이는 게 너무 아쉬워서 제안을 했어요.서울,cap 토토그 중에서도 가장 청년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우리를 알리자는 것이지요.”
그렇게 지난해 10월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첫 패스티벌이 열렸다.이곳에서 청년마을을 알게 된 서울 청년들이 여름과 가을에 직접 방문할 수 있도록 올해는 6월로 시기를 앞당긴 것.두 번의 행사 모두 설 대표와 그의 대학 1년 후배 장명석 대표가 이끌고 있는‘메이드인피플’사가 기획,준비,운영 등을 모두 맡아서 했다.이 회사는 영덕에서는 자연 트레킹에 특화한‘뚜벅이마을’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지자체와 대학,기업 등의 행사 및 마케팅을 수행하는 문화기획사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행사를 기획하고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어렸을 때부터‘뭘 하면 재미있을까’를 궁리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사람들은 뭘 하면 재미있을까’를 현실로 구현해내는 기획 일이 재밌더라구요.대학생 때 학생회장을 하면서도 그런 행사들을 많이 기획하고 실행했거든요.”
하지만 자신만의 적성을 찾아내 나의 일로 만드는 과정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다.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수학보다 국어를 잘했고,남 앞에서 말하기를 좋아하는‘문과성향’이 강한 학생이었다.하지만 아들이 문과를 가게 됐을 때 겪게 될 취업난이 걱정됐던 아버지의 권유로,2011년 대구에 있는 국립대학의 전자공학과에 진학했다.대학 생활을 하면서 길을 잘못 들었다는 걸 알게 됐다.본인의 관심은‘인간’과‘구체적인 경험’에 있지만 전자공학은‘사물’과‘추상적인 이론’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군에 다녀오고 졸업을 앞둔 2017년 큰 전자회사 인턴사원이 되어 오리엔테이션까지 갔다가 포기했습니다.함께 모인 사람들을 보니 다들 진심이더라구요.저는 그 정도로 진심도 아니고,실력도 없으니,코딩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그렇게 인턴을 취소하고 시간이 남아 산티아고 둘레길에 걸으러 갔습니다.다시 방황을 하게 된 거죠.”
방황과 고민의 결과‘자유’와‘재미‘성취’와‘책임’등 추구하고 싶은 가치를 충족하는 일을 찾기 위해 창업이라는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2017년 개인사업자로 시작하여 2019년 법인을 설립,cap 토토2020년부터 경북 의성의 청춘구 행복동 프로그램으로 처음 로컬 사업에 발을 들였고,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얻은 영감으로 2021년‘영덕 뚜벅이마을’이라는 지역 트레킹 프로그램을 착안해 행안부의 청년마을 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다.
나의 길을 가게 되니 나와 맞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곧 결혼해 인생의 동반자가 될 여자친구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처음 만났다.한 지역 성당에서 단체로 온 한국인들과 동행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길잡이와 통역 등의‘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일행 중에 여자친구 남매가 있었던 것이다.사업의 동반자인 장명석 대표와는 학생 캠프 프로그램에서 멘토와 멘티로 알게 되었다.고민이 많았던 선배로서 후배들의 진로와 인생 상담을 하다‘우리 사업해보자’라는 도원결의에 이르렀다.
“두 사람 다 저와는 성격이 다릅니다.저는 사람의 심리 같은 미시적인 걸 좋아하고 동적인 사람인데,여자친구는 우주와 같은 거시적인 걸 좋아하고 늘 평온한 사람입니다.또,저는 즉흥적으로 일을 먼저 벌이는 성격이고 장명석 대표는 먼저 꼼꼼하게 따지고 계획해서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14일에도 설동원 대표는 이상민 장관 등 외빈을 맞이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고,대신 현장 운영을 챙기는 일은 장명석 대표가 도맡았다.장 대표는 “언제 어디서든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영역을 나눠 맡아 역할분담을 한다”고 자랑했다.
“둘이 똑같으면 위아래가 생기지만 둘이 다르면 위아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서로 다른 사람과 조직이 만나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하죠.” 이렇게 말하는 설 대표는 지난해 부산의‘이바구마을’과 함께 옷을 만드는 청년마을간 연합사업을 시작했다‘뚜벅이마을’의 기획력에‘이바구마을’의 디자인 및 유통 능력을 접목한 것‘뚜벅이마을’의 본업인 트레킹 프로그램은 최대한 시스템화하는 동시에 의류 사업,행사 기획업으로 확장해 나가는‘비관련 다각화’를 시도하는 과정인 셈이다.
설 대표와 장 대표는 후배들을 가르치는데도 관심이 많다.지금도 모교 앞 회사 건물을 창업동아리에 공짜로 빌려주고 기회가 될 때마다 리더십과 창업 강연에 강사로도 나선다.기획자와 경영자,소통인,리더이자 교육자.적성을 일로 바꿔 삶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면서도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는 영락없는‘문과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