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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부 편도,의사 편도 아닙니다.그냥 아플 때 아무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원할 뿐입니다.”
4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열린 환자단체 집회에 참석한 김정애(68)씨의 목이 메었다.김씨는 선천성 희소 질환인‘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을 앓고 있는 박하은(23)씨의 어머니이자 보호자다.앞선 투쟁으로 삭발한 상태인 그는 휠체어에 탄 딸과 함께 상경했다."50년 같은 5개월을 보냈다"면서 "내 딸이 치료도 못 받고 이별할까 봐 내일이 오는 게 두렵다.하은이는 앞으로도 의사 선생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의료공백'의 장기화 속에 최근 주춤하던 대형병원 휴진 불씨도 살아나면서 속이 타들어 가는 환자와 그 가족들이 직접 거리로 나섰다.이들은 이례적인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어 "의정갈등을 더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휴진 철회,2017년 8월 31일 야구 경기일정집단행동 재발방지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엔 일반 시민도 일부 참여했다.70대 A씨는 "평범한 시민이지만 소아과·응급실 상황 등을 보면 의료개혁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참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병원 교수들이 환자 피해로 직결되는 휴진 대신 진료 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세브란스병원은 지난달 27일 이후 무기한 자율 휴진이 이어지고 있고,2017년 8월 31일 야구 경기일정서울아산병원은 이날부터 진료 축소에 돌입했다.고려대병원·충북대병원 등도 휴진을 예고한 상태다.
집회에 참석한 심장질환자 유운식(75)씨는 "의료진이 없어 수술 후 추적 관찰하는 진료가 한 달 넘게 밀리니 불안했다"면서 "의사들은 환자를 생각해서 빨리 진료 정상화를 하고,정부와 한 테이블에 앉아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곽점순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장은 "환자가 있어야 의료진도 필요하다.환자 곁을 떠난 의료진이 하루속히 돌아오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을'의 입장에서 최대한 행동을 자제해온 환자단체가 움직이면서 향후 의정갈등 국면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이들 단체는 전공의와 의대 교수,정부,국회에 3가지 사항을 촉구했다▶대형병원들의 무기한 휴진 철회▶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전공의 수련 환경 획기적 개선▶의료인 집단행동 시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를 중단 없이 제공할 수 있는 법률 입법 등이다.
이날 발표한 촉구문에선 "어떤 일이 있어도 아픈 사람에 대한 의료 공급이 중단돼선 안 되며,의료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신호를 줌으로써 불안을 조장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단체 대표들은 집회를 마친 뒤 국회를 방문해 여야 모두에 요구 사항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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