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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이충상 “6명 찬성한다,캐리비안 스터드 포커빨리 표결에 부치자”에
남규선·원민경 “김용원 위법 사후승인 의결할 수 없어”
송두환 위원장 “7월26일 행정법원 선고 뒤 다시 의논”
김용원 “국회가 구태 못 벗고 왜곡·조작·선동 일삼아”
24일 오후 열린 2024년 제12차 전원위원회에 상정된 첫 안건은‘소위원회에서 의견불일치때의 처리’였다.국가인권위원회법(인권위법) 제13조2항 “상임위원회 및 소위원회의 회의는 구성위원 3명 이상의 출석과 3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규정의 해석을 둘러싸고 지난해 10월부터 논란이 돼온 이 안건에 대해 남규선 상임위원은 “심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소위 의결방식을 바꾸는 게 왜 부당한지를 다른 위원들의 제지에도 아랑곳없이 조목조목 쉼 없이 설명했는데,캐리비안 스터드 포커마치 국회에서 다수파 독주를 막기 위해 합법적 방법으로 의사진행을 지연시키는 필리버스터를 연상시켰다.
김용원·이충상 위원 등은 인권위법 해당 조항(‘3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에 나오는‘의결’이 “가결을 의미한다”고 주장해왔다.소위원회에서 1명만 반대해도 자동기각된다는 말은 여기에서 나왔다.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위원들은 “의결은 가결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진정사건에서 다루는 안건을‘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으로서 가결과 부결은 물론 권고·기각·각하 등이 모두 포함된다는 입장이었다.전원위 위임을 받아 진정사건을 처리하는 소위원회가 합의제 기구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결정 하나하나를 더 신중하게 해왔던 이러한 방식은 2001년 인권위 출범 이후 흔들림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해 8월1일 김용원 위원이 위원장을 맡은 인권침해구제제1위원회(침해1소위)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낸 수요집회 보호 진정과 관련해 3명의 의견일치가 되지 않았음에도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부터였다.김용원 위원이 본인의 법 해석에 근거해 독단적으로 내린 결정이었는데,캐리비안 스터드 포커정의연은 이 절차의 위법성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해 10월25일 인권위를 상대로 수요집회 보호 진정과 관련한 기각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고,오늘 7월26일 1심 선고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남규선·원민경 위원은 “김용원 위원이 지난해 8월1일 침해1소위에서 본인 해석에 따라 위법적으로 진정안건을 기각시킨 데 이어 올해 1월30일 열린 군인권보호위원회에서도 박정훈 대령 피해 구제 진정 안건에 관해 만장일치가 안됐는데도 위법하게 기각 의결했다”며 “소위 의결방식 변경을 의결하는 것은 김용원 위원의 불법 행위를 사후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일 뿐”이라고 했다.이에 따라 7월26일 서울행정법원의 1심 선고를 지켜보고 결정하는 게 마땅하다는 거였다.
강정혜 위원은 “소위원회가 교착상태로 빠지면 진정인 입장에서는 결론이 안 난다.진정인이 구제를 빨리 받게 하기 위해서라도 소위 의결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이날 소위 의결방식 변경 안건에 찬성한 위원은 김용원·이충상·한석훈·김종민·이한별·강정혜 위원 6명이었다.이날 전원위에는 김수정 위원을 제외한 10명이 참석했다.표결에 부치면 의결되는 상황이었다.
이날 전원위에 12회째 상정된 소위 의결방식에 관한 안건의 의결주문은 “1.소위원회에서 진정사건 인용안건에 대한 표결 결과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 소위원회 위원장은 부결 선언과 함께 진정의 기각 또는 각하를 선언하여야 한다 2.소위원회의 구성위원 수를 4명으로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17일 이충상 위원이 대표발의자로 제출한 애초의 의결주문과는 많이 달라진 것이다.당시 주문안은 “1.국가인권위원회 소위원회의 표결 결과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 진정의 인용에 위원 3명 이상이 찬성하지 않은 경우 이는 진정이 배척(기각 또는 각하)된 것임을 확인한다.2.국가인권위원회 소위원회가 안건을 전원위원회에 회부함에 위원 3명 이상이 찬성하지 않으면 전원위원회에 회부되지 않음을 확인한다”였다.
김용원 위원이 작성한 새로운 의결주문안은 4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에서 과반 정족수로 안건을 처리하자는 것인데,캐리비안 스터드 포커이렇게 되면 2대2로 의견이 나뉠 경우 자동기각될 가능성이 크다.남규선 위원은 25일 한겨레에 “24일 전원위 시작 전에서야 의결주문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송두환 위원장은 이 의결주문과 관련 각각 김용원·이충상·한석훈 위원에게 총 10개가 넘는 법리적 질문을 하기도 했다.가령 이충상 위원에게는 “‘~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라는 규정이 헌법·국회법·상법 등 어느 분야에서든‘의결은 가결만을 의미한다’로 해석되는지 본 적 있는가”라고 물었다.송 위원장은 1시간30여분간 위원들과 질문과 답변을 나눈 끝에 의결주문의 문구를 완화해 의결하려는 태도를 잠시 보이기도 했으나 남규선·원민경 위원은 “절대 표결할 수 없다”고 완강한 입장을 밝혔고 결국 표결에 부쳐지지 않았다.
의결이 이뤄지지 않자 이충상 위원은 손으로 책상을 치며 “턱도 없다” “무제한 보이콧”라고 말한 뒤 뒷자리에 있던 서수정 침해조사국장에게 다가가 “(본인이 위원장을 맡은)인권침해구제2위원회(침해2소위) 회의를 무기한 미루라”고 말했다.이충상 상임위원은 25일 “다른 위원들도 보이콧에 참여하냐”는 한겨레의 질문에 “어젯밤에 너무 늦어서 회의 직후 다 귀가했고 오늘 논의를 해서 적절한 방책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용원 위원은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에 출석했다가 퇴장당한 일과 관련해 “국회가 구태를 벗어 던지지 못하고 왜곡·조작·선전·선동을 일삼고 있다.사람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나쁜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본인의 질책으로 인해 직원이 충격을 받고 병가를 낸 일과 관련해서는 “병가가 순수하지 않다”는 말을 해 사무처 직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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