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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항소심,주식가치 산정 100배 오류"…법원,판결문 경정
판결문 오류 두고 의견 분분…"대법에 메시지 준 것" 의견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관련 기자 설명회에 참석해 상고이유에 대해 밝힌 후 취재진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2024.6.17/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관련 기자 설명회에 참석해 상고이유에 대해 밝힌 후 취재진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2024.6.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황두현 이밝음 김기성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항소심 판결이 '오류 논란'에 휩싸였다.

최 회장 측이 주식 가액 산정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자 재판부는 판결문 일부 내용을 수정했다.하지만 핵심인 1조3800억 원에 이르는 재산분할 명령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재산분할 액수를 변경해야 하는 '치명적인 오류'라는 최 회장 측 주장에 공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반면 단순 착오 수준으로 재산분할 액수를 변경해야 하는 사안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대법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태원 "항소심 재판부,주식 가치 산정서 100배 오류"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는 17일 최 회장과 노 관장 양측에 판결경정결정정본을 송달했다.

판결 경정은 판결문에 계산이 잘못됐거나 단순 오기가 있는 경우 재판부가 당사자의 신청이나 직권에 의해 이를 고치는 것을 말한다.

당초 판결문엔 1994년 11월 최 회장이 취득할 당시 대한텔레콤 가치를 주당 8원,최종현 선대 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는 주당 100원,프리미어프로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 주당 3만5650원으로 계산했다.

이를 토대로 1994년부터 1998년 선대 회장 별세까지,프리미어프로별세 이후부터 2009년까지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며 회사 성장에 대한 최 선대 회장의 기여 부분을 12.5배로,최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1998년 5월 주식 가액이 주당 100원이 아닌 1000원이라는 최 회장 측의 주장과 같이 판결문을 수정했다.이에 따라 최 회장의 기여분은 355배에서 35.6배로,최 선대 회장의 기여분은 125배로 늘게 됐다.

최 회장 측은 재산분할의 근거가 된 주식의 가치가 달라진 만큼 재산분할 금액도 변경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결 이유에 기재된 수치만을 수정했을 뿐 주문은 그대로 유지했다.이에 따라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1700만 원,위자료로 20억 원을 지급하라"는 주문은 변동이 없다.

◇법조계 "오류 치명적,프리미어프로파기해야" vs "지엽적 부분일 뿐" 팽팽

'세기의 이혼' 판결문이 변경됐다는 소식에 법조계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이번 판결 경정을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당장은 경정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면서도 "최 회장의 기여분이 달라졌기 때문에 전체적인 전제가 무너졌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대법원에서 이 사건을 파기환송하게 된다면 그중의 한 이유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이현곤 변호사는 "경정을 했다는 건 이것이 단순 오기에 불과하고 판결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는 취지"라며 "주식 가액이 바뀌었다고 해서 재산분할 비율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최종현 선대 회장에게 건너갔느냐 아니냐의 문제"라며 "주식액면가가 얼마인지는 중요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한 변호사는 "일반 사건이라면 데이터의 미비 정도로까지 시비를 걸지는 않는다"면서 "판결문의 완결성을 지적해 판결 자체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위한 전략적인 행동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판결문 경정에는 성공했는데…과연 득일까?

최 회장 측이 판결문의 오류를 지적해 판결 경정을 이끌어 낸 전략에 대해서도 평가가 갈리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최 회장 측에서 가장 걱정하고 있는 시나리오는 대법원이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심리불속행 기각을 해버리는 경우일 것"이라며 "항소심 판결문이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법원에 '꼼꼼하게 심리해야 한다'는 압박을 주는 전략을 사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현곤 변호사는 "대법원에서 파기 사유로 주장했어야 하는 부분을 미리 발표해 오히려 항소심 재판부에서 경정할 기회를 줬다"며 "이 부분이 상고 이유 중 하나였다면 이미 경정해 버렸기 때문에 스스로 상고 이유를 없애버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 측은 이날 판결문 경정에 대해 "재판부 경정 결정은 스스로 오류를 인정했다는 것이나,계산 오류가 재산분할 범위와 비율 판단의 근거가 된 만큼 단순 경정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라며 "잘못된 계산에 근거한 판결의 실질적 내용을 새로 판단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프리미어프로재판부의 단순 경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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