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인터뷰>난소암 3기를 극복한 이화자(65·경기도 군포시)씨를 만나고 왔습니다.양측 난소,비장,임파선 전이 등으로 심각한 상태였지만 전부 이겨내고 현재 11년째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고 계십니다.그의 주치의인 한림대성심병원 산부인과 임채준 교수 함께 만나 이야기 나눴습니다.
난소암 3기를 극복한 이화자(오른쪽)씨와 그의 주치의인 한림대성심병원 산부인과 임채준 교수./사진=한림대성심병원 제공
양측 난소에서 암 발견
이화자씨가 처음 암 진단을 받은 건 2013년 6월입니다.암 진단 받기 한 달 전부터 복부팽만감과 소화불량을 자주 느꼈습니다.체중이 2kg 정도 찌긴 했지만 나잇살이라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운동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 게 이상하다 여긴 이씨는 “병원에 가보라”는 지인의 말을 듣고 동네병원 갔다가 그곳에서 다시 “큰 병원에 가보라”는 소견을 들었습니다.곧바로 한림대성심병원 산부인과 진료를 받았습니다.난소암 3기였습니다.양쪽 난소에 7.5cm 크기의 종양이 있었으며 비장과 왼쪽 동맥 림프절 전이가 된 상태였습니다.
여성암 사망률 1위에 해당하는 난소암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진단이 어렵습니다.또한 암이 발생하면 암이 퍼지는 데까지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습니다.이씨가 진단받은 난소암 3기는 예후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5년 생존율은 65%로,종양이 주변 조직 침범 여부에 따라 예후가 천차만별입니다.
이씨는 암이라는 진단을 받자마자 그야말로‘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고 했습니다.육상과 등산을 즐기며 감기에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 체질이었던 데다가,가족 중 아무도 암을 겪지 않았습니다.이내 치료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며 암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난소암 진단을 받은 지 1주일 뒤인 2013년 6월,양쪽 난소를 제거하는 난소절제술을 받았습니다.전이를 제거하는 비장,림프절 절제술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재발 방지 목적으로 수술 후 7월부터 12월까지는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 요법으로 항암 치료를 9회 받았습니다.치료를 무사히 마쳤고,2014년 1월 일상에 복귀했습니다.
‘살아야 한다’는 필사적 생각
이화자씨가 난소암 투병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항암 치료 부작용이었습니다.항암 치료를 받고 오면 두통,구내염,식욕 저하가 심했습니다.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머리가 무거워 고개 들기가 힘들었습니다.힘들 때마다 입술을 깨무는 습관이 생겨 입술이 새까맣게 변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힘든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살아야 한다’는 의지 때문이었다고 그는 말합니다.암을 이겨내면 더 즐거운 삶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암과 싸우기로 결심한 처음의 마음을 곱씹으며 열심히 먹고 움직였습니다.입맛이 없어도 남편이 사다준 따뜻한 국과 신선한 과일을 챙겨 먹었습니다.매일 두 시간 정도 공원이나 둘레길을 거닐었습니다.
암과 싸우는 동안,가족 외에도 이화자씨에게 큰 힘이 돼준 사람이 있습니다.바로 임채준 교수입니다.난소암 진단 후 가슴이 먹먹하고 힘들었던 순간부터 무기력함으로 나약해졌던 항암 치료 후까지 임 교수는 항상 이씨 곁에서 응원단 역할을 했습니다.이씨는 “제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애쓰시는 교수님을 봐서라도 이겨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의사와 환자 사이 관계가 이렇게나 중요한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뜨개질 하며 삶의 활력 찾아
이화자씨는 진단 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발,전이 없이 건강한 상태입니다.일에 몰두해 건강을 돌보지 않던 예전과 달리,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직업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업무 강도가 높았던 피아노 학원 강사라는 직업에서 벗어나 도시재생사업인 뜨개질 교실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도시재생사업 분과장으로서 보다 자유롭고 보람찬 환경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이씨는 사람들에게 뜨개질을 가르치며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그 덕분에‘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2018년 6월,
닛폰햄 오릭스난소암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그 후 지금까지 매년 2회씩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화자씨>
“2018년부터 지금까지 도시에서 6일 일하고,
닛폰햄 오릭스시골에서 1일 머무는‘6도 1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주말마다 가족들과 텃밭과 정원도 가꾸고 있습니다.흙을 직접 만지고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채소를 조금씩 재배하다 보면,그 자체로 힐링이 됩니다.직접 재배한 채소를 주변 사람들에게 주면서 행복감은 배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암과 싸우고 계신 분들께 한 마디.
“마음의 여유를 가지도록 노력하세요.암에 걸리면 여러 상황에 흔들리기 쉽지만 중요한 건 환자의 마음가짐입니다.힘들 때 마다 암 치료 후의 행복한 모습을 떠올리세요.희망과 믿음을 버리지 마세요.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운동하고,입맛이 없어도 조금씩이라도 먹으면서 기력을 보충하세요!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몸을 움직이고 치료 받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한림대성심병원 산부인과 임채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