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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치 혼란 속으로
남아공 총선 30년 만에 ANC 과반 실패
영국 14년 집권한 보수당 역사적 참패
이란 개혁 성향 페제시키안 깜짝 당선
2024년은 연초부터 연말까지 전 세계에서 대선,총선 등 중량급 선거가 쉴 새 없이 이어져‘슈퍼선거의 해’로 불린다.상반기를 마치고 하반기에 막 돌입한 현재까지의 결과만으로도 2024년은 단순히 선거가 많았던 것뿐만 아니라‘역사적 선거’가 이어졌던 해로 기억될 듯하다.유럽,아프리카,아시아 등 다수의 대륙에서 파란이 이어졌기 때문이다.앞으로 이들 국가의 정치적 변혁의 시발점이 2024년 선거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슈퍼선거의 해’에 치러진 선거 결과들이 보여주는 흐름은 뚜렷하다.바로‘변화’다‘독립’을 키워드로 타 국가와는 다른 양상으로 선거가 치러졌던 대만,토마스 르마조코 위도도 현 대통령이 후방지원한 야당 후보 프라보워 수비안토가 당선돼 사실상의 정권 재창출로 평가받는 인도네시아 대선과 독재 체제 속 선거였던 러시아 대선을 제외하고 대부분 선거에서 정치적 헤게모니를 잡고 있던 여당이 패하거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2월 핀란드 대선에서는 지난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후 첫 선거였음에도 중도 우파 여당인 국민연합당의 알렉산데르 스투브 후보가 결선투표 끝에 51.6%의 득표율로 48.4%를 얻은 녹색당 페카 하비스토 전 외교장관을 가까스로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3월 포르투갈 총선에서는 중도 우파 야당 민주동맹이 1당에 등극했다.포르투갈 총선에서는 극우 성향‘셰가’가 깜짝 3위에 올라 향후 유럽 전역에서 이어질 극우 정당의 돌풍을 예고하기도 했다.
6월 멕시코 대선은 진보 성향 여당 소속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당선됐으나,토마스 르마최초의 여성대통령 취임으로 국가 전체가 변화의 흐름으로 향하게 됐다.
6월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극우 성향 정치그룹‘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58석을 얻는 등 극우 성향 정치그룹이 선전했다.벨기에에서도 극우‘플람스의 이익’이 2당에 등극해 유럽의 극우 돌풍을 실감케 했다.6월 말 치러진 프랑스 총선 1차투표에서 국민연합(RN)이 깜짝 1위에 등극하며 극우 돌풍은 더 거세졌다.다만,1차투표 이후 프랑스 내부에서 극우 정당 집권을 막기 위한 결집이 이루어지며 RN은 결선투표에서 3위에 그쳤다.집권 여당인 앙상블이 2위에 그쳤고,토마스 르마좌파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1당에 오르며 프랑스도 본격적인 변화의 시대로 나아가게 됐다.
여기에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헬기 추락 사망으로 치러진 이란 대선에서도 개혁 성향 마수드 페제시키안이 깜짝 당선돼 세계를 놀라게 했다.영국에서는 14년간 집권했던 보수당이 노동당에 역사적 참패를 하며 정권을 내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이어진 경기 침체,빈부격차 확대,사회복지 축소 등으로 대부분 국가에서 유권자들의 변화 욕구가 커진 것이 선거 결과로 연달아 표출됐다.영국,토마스 르마프랑스 등 행정권력이나 의회권력이 교체된 국가들은 향후 국가제도 전반에 대한 대개혁이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기존 여당이 승리한 국가들도 진땀승이 대부분이라 변화의 요구가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현재까지 치러진 선거가 향후 다수 국가의 정치·사회적 변혁의 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이런 변화의 목소리 사이에서 극우 정당 등의 목소리가 커진 것은 불안요소다.각국 극우 정당들은 경기 침체 속 점점 커지는 이민자에 대한 반감을 자극하기 위한 극단적인 반이민 정책을 들고 나왔다.이런 정책들이 대중적으로 큰 환호를 받았다.이들 정당은 보수 성향 포퓰리즘 정책을 반이민 문제와 연결시켜 정당성을 확보하기도 했다.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총선에서 1당으로 올라선 자유당의 경우 주택공급 부족과 임대료 상승 문제를 이민자 급증과 연결시켜 청년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이런 전략은 올해 선거에 나선 대부분 극우 정당들이 차용했다.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벨기에,프랑스,포르투갈,독일,토마스 르마핀란드에서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 수가 노년층보다 많다”면서 향후 젊은 지지자들을 바탕으로 유럽 극우가 더 세를 불릴 것이라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