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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판단에는 영향 없다”며
설명자료 내놓자 최측 반박 입장문
“판단 기초 달라졌는데 왜 영향 없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재판부가 18일 판결문 일부 수정에 대해 “송구하다”면서도 “최종 재산분할 비율 등 판단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재판부가 판결문 수정 후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추가 자료를 내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최 회장 측은 “판단 기초가 된 수치를 변경했는데 왜 영향이 없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이날 4쪽짜리 설명자료를 내고 “판결에 잘못된 계산·기재가 발견돼 사후 경정(수정)한 점에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재판부는 “최종현 선대회장에서 최 회장으로 이어지는 경영활동‘중간단계’의 계산 오류를 수정한 것”이라며 “최종 재산분할 기준 시점인 변론종결일(4월 16일)의 SK㈜ 주식 가격(16만원)이나 재산분할 비율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전날 판결문에서 최 선대회장 사망 직전인 1998년 5월 대한텔레콤(SK C&C 전신)의 주식 가액을 1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정했다.이 가액은 SK그룹 성장에 관한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를 구분하는 기준점이었다.대한텔레콤은 SK C&C로 사명을 바꾼 뒤 인수·합병 과정을 거쳐 현재의 SK㈜가 됐다.
재판부는 수정 전 판결문에서 주식 가액을 100원으로 계산해 SK C&C 상장 무렵인 2009년 11월까지 가치가 355배 상승했다고 봤다.이는 최 회장에게 경영 기여가 크고,
아탈란타 대 나폴리노 관장 기여도 인정된다는 판단 근거 중 하나로 작용했다.하지만 가액이 바뀌면서 같은 기간 가치는 35.6배 상승한 것으로 변경됐다.비율을 따지면 최 선대회장 기여는 12.5배에서 125배로 늘었고,
아탈란타 대 나폴리최 회장 기여는 355배에서 35.5배로 준 것이다.최 회장 측은 최 선대회장의 기여가 훨씬 큰 SK㈜ 주식을 분할 대상 재산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판부는 그러나 “1998년 주식 가치를 1000원으로 보면 그때부터 변론종결일까지 최 회장 재임기간 26년간 약 160배 가치 상승이 이뤄진 것”이라며 “2009년 11월 SK C&C 주가 3만5650원은 중간단계일 뿐 최종 비교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최 선대회장 기여가 125배로 수정돼도 최 회장 기여는 35.5배가 아닌 160배이므로 여전히 최 회장 기여가 더 크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 선대회장 경영에 유무형적 기여를 한 이상 노 관장 측 기여가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노 관장 측이 최 회장뿐만 아니라 최 선대회장 경영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것이 판결 요지”라고 했다.
최 회장 측은 재차 입장문을 내고 “오류 전‘12.5대 355’를 기준으로 판단한 것을‘125대 160’으로 변경했는데 판결에 영향이 없는지 의문”이라고 반발했다.판결문 수치 오류가 장외 공방으로 번지면서 “법원 스스로 빌미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판사는 판결로만 말해야 하는데 설명자료를 내고 실체에 대해 다시 따진다는 것 자체가 판결을 두 번 한 모습이 된 것”이라며 “대법원에서 재심리하라며 파기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다만 최 회장이 대법원에서 결론을 뒤집으려면 본질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자금 유입에 따른 재산분할이 정당한지 등의 판단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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