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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 in 국회
이상림 책임연구원 "지금껏 없었던 새로운 갈등 나올 것"
저출산,정부 탓만?…"시민사회도 관련 있어"
'아이 계획 있지만…' 국회의원도 막막한 '출산'
'기업 재원 조달해 보육'…"적극 동의" 여야 한 목소리도
"한국의 고령화 수준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하지만 30년 안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령화 수준에 이를 것입니다.이는 사회 전반에 걸쳐 경험하지 않은 결과들을 만들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인구정책연구센터 이상림 책임연구원은 26일 CBS가 주최한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 in 국회'에서 '인구변동 시대,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한 전문가 발제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고령화가 굉장히 빠른 이유는 저출산이 누적된 효과"라며 "한국의 '위기적 저출산'은 2002년부터 시작됐고,이때 태어난 아이들이 50만명이 안 됐다"며 입을 뗐다.
이어 "앞으로 작아지는 사회로 가면서 큰 체제 전환을 해야 한다"며 "이해관계 조정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나올 수밖에 없다.지금까지 있었던 '진보 대 보수','젠더 갈등','계층 갈등'을 넘어서는 새로운 갈등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저출산 문제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대응하고 있는가,얼마나 본질적으로 보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우리는 출산·양육 비용을 줄여주면 출산율이 오를 것이라는 '비용의 문제'만 생각해 왔다"고 지적했다.
주거·일자리·사교육비 등 본질적 문제 해결 안돼
이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예산을 투입했지만 효과가 없었던 이유로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그는 "청년이 생애 과정을 이행할 때 이를 가로막는 주거,일자리,사교육비 등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양육비 지원을 해줘도 다 사교육비로 들어간다.주거 지원을 해도 집값이 1억 원씩 오르면 그냥 사라진다"면서 "이런 본질적인 문제에 손을 대지 않고 지원을 늘리는 것이 과연 해답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런 본질적인 문제들로 인한 저출산은 정부 탓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이 책임연구원은 "여기에는 시민사회가 다 관여돼 있다"며 "사교육,주거,일자리 문제가 모두 관련있다.그래서 해결이 힘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고령화 사회로 인해 경제 성장이 악화한다는 지적은 결국 '나라 걱정'이다"며 "나라 걱정보다 우리의 삶이 어떻게 무너지는지와 같은 개개인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 계획 있지만…' 국회의원도 '출산 부담 한숨'
이날 인구포럼에서는 여야 의원 4명이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국민의힘 김상욱 의원,민주당 전용기 의원,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디바이오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세 아이의 아빠인 김상욱 의원은 젊은 세대의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고자 청년층의 경제적 안정과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답답한 점이 많았다.특히 지역구로 있는 울산에는 젊은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새삼 시민사회 인식 개선 같은 것이 그냥 돈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이 와닿았다"고 말했다.
결혼 2년 차 신혼인 전용기 의원은 현재 출산 계획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전 의원은 그러면서 "저출생 문제는 이제 '계급장 떼고' 날 것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며 "왜 우리 사회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느냐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정춘생 의원은 민주당 여성국장을 지냈고,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여성가족비서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는 전문가다.정 의원은 "오늘 이 자리가 시작할 때 솔직히 불편했다"며 "발표자 중 출산 당사자는 없었다.정책 결정 단위에도 50~60대 남성들 위주로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내 삶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라며 "내 아이가 살아갈 미래가 행복하지 않은데 아이를 낳겠나.'아이 낳으면 50만 원 줄게'라는 말로 아이를 낳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산 두 달 만에 아이와 함께 국회에 출근해 관심을 끈 용혜인 의원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 포럼에 참석했다.2021년 첫 아이를 출산한 용 의원은 현재 둘째 아이 출산을 고민하고 있다.
용 의원은 "둘째를 낳고 싶다는 고민을 하는데,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고,주말에도 일을 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보육위해 기업 재원 조달 적극 동의" 여야 한 뜻도
아울러 여야 의원들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이 과정에서 여야가 뜻을 함께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가칭으로 '미래세대 지원세' 같은 특별세제를 만들어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재원으로 여성 근로자의 양육을 지원하는 기업에 금전적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다만 "포퓰리즘으로 가서는 안되고 국민에 부담일 수 있으니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김 의원이 제시한 것처럼 보육을 위해 기업의 재원을 조달하는 부분은 적극 동의한다"며 "여성 근로자뿐 아니라 남성 근로자도 출산 휴가는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가와 사회가 청년을 지원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자고 제안했다.정 의원은 "노동시간은 OECD 최장인 수준이다.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국가가 더욱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용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국가비상사태라고 선언한 만큼의 (위기) 상황에 비하면 많은 예산을 투자하지 않았다"며 "국가비상사태라면 그에 걸맞은 투자와 전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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