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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지각'으로 악명 높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에도 그러한 모습을 보였다.
18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하기로 한 푸틴 대통령은 19일 새벽 북한에 도착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오전 2시가 넘은 시각 푸틴 대통령이 북한 수도 평양에 도착했다고 밝혔다.원래 푸틴 대통령은 18일 저녁 늦게 북한에 도착,19일 오후까지 북한에 머물 계획이었다.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지각'을 하는 바람에 1박2일 일정도 당일 일정으로 축소됐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일정을 챙기느라 북한에 늦게 도착했다.
그는 북한에 오기 전 러시아 극동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를 방문했다.푸틴 대통령이 사하공화국을 찾은 일도 10년 만이라 이곳에서 여러 일정을 소화했다.그는 아이센 니콜라예프 사하공화국 수장과 면담하고 이 지역 정보기술(IT) 및 방위산업에 대한 발표를 들은 후 음악학교 학생들과 대화했다.
드론 훈련 시설을 시찰하고 극동 지역에 조선소를 추가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런 일정 후 푸틴 대통령은 평양과 시차가 없는 야쿠츠크 시각으로 오후 9~10시가 돼서야 전용기편으로 북한에 향할 수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정오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하는 등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19일 늦은 오후 베트남 하노이를 향해 떠날 계획이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000년 이후 24년 만이다.해외 정상 방북도 2020년 코로나19 국경 폐쇄 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장에 자주 늦게 모습을 보여 '지각대장'이란 별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2014년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4시간15분,2018년 아베 신조 전 일본총리와의 회담에서 2시간30분 지각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담할 땐 1시간45분,2019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는 2시간 가까이 늦었다.
하지만 국빈 방문 중 수시간 지각해 새벽에 도착한 건 푸틴 대통령으로도 다소 이례적이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회담할 땐 먼저 와서 기다리는 성의도 보였다.
지난해 9월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장소에 30분 일찍 도착했다.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입구에서 검은색 방탄 리무진에서 내리는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당시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아우루스 차량을 보여주며 소개했고,김 위원장은 내부에서 차량을 둘러본 후 실내로 들어가 뒷자리에 앉아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벽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을 공항에서 직접 영접하며 환대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과 함께 산책하고 차를 마시며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는 비공식 대화도 긴 시간 나눌 예정이다.
한편 집권 5기를 공식 시작한 후 가장 먼저 중국을 찾은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우즈베키스탄에 이어 북한을 네 번째 해외 방문지로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