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사직 처리 마감 시한인 15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의사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대구에서는 5개 대학병원 전공의 800여명 중 700여명이 의료 현장을 이탈한 뒤 대다수 돌아오지 않고 있다.김영진 기자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 마감 시한인 15일이 지나 보건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해야 하는 17일이 다가왔지만 각 수련병원의 전공의들은 묵묵부답이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의 답변을 기다리며 강제사직을 하지 않거나 사직처리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이에 병원들이 정부의 방침에 반기를 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16일 대구지역 7개 수련병원 중 대구의료원을 제외한 6개 병원(경북대병원,카페 무니영남대병원,카페 무니계명대동산병원,카페 무니대구가톨릭대병원,카페 무니칠곡경북대병원,카페 무니대구파티마병원)에 따르면 사직이나 복귀 여부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사직서를 처리하지 않거나 사직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영남대병원은 전날 병원 임원진 회의를 통해 사직 처리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계명대동산병원,카페 무니대구가톨릭대병원 또한 전공의들의 일괄적인 사직서 수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은 공식적으로 사직서 수리 여부를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17일까지 기다려보겠다고 말한 상황이라 사직 처리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공의 사직 처리 보류는 비단 대구지역 수련병원만의 결정은 아니다.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15일 열린 회의에서 '무응답 전공의'에 대한 사직 결정을 보류하기로 했다.당초 무응답 전공의도 일괄 사직 처리한다는 입장에서 '임용 유지'로 바뀐 것이다.
병원들이 사직 처리를 유보하면서 정부의 지침에 반기를 드는 모양새가 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하지만 병원들은 이를 걱정할 계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강제 사직 처리를 했을 때 전공의들의 이동으로 자칫 비수도권 지역의 의료현장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수련 병원들이 지금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그대로 자기 병원으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며 "만약 일괄적으로 사직 처리를 하게 되면 사직한 전공의들이 9월 전공의 시험 때 수도권 병원이나 인기 과목으로 옮겨갈 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병원들은 전공의들의 의견을 듣기에 정부가 제시한 시간이 촉박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개개인에게 의사를 다 물어봐야 하는데 아직도 다 전달이 안 된 걸로 알고 있다"며 "우리 병원 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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