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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시비 붙자 가정주부 차량 1시간 가로막은 혐의…法 "무직 상태로 운전해 '업무' 목적 아냐"
법조계 "업무,사회생활상 지위에 종사하는 일…가사노동 중요성 커졌지만 업무로 보지 않은 것"
"재판부,경제적 업무 아닌 사적 활동으로 판단한 것…업무방해 판례 누적된 만큼 처벌 어려워"
"가사노동 업무로 인정하게 되면 처벌 범위 너무 광범위…보다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 있어"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3부(부장판사 조은아 곽정한 강희석)는 최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42)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A씨는 지난해 4월 22일 오전 11시14분께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건물 주차장에서 운전자 B씨 차량을 약 1시간 동안 가로막는 등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당시 A씨는 주차하려던 공간에 B씨가 주차를 하자 "내가 주차하려고 10분이나 기다렸다.차를 빼라"고 말했다.B씨는 "기다리는 것을 본적이 없다"며 거절했고,스롯 머신화가난 A씨는 자신의 차량으로 B씨 차량 앞을 가로막은 채 자리를 떠났다.당시 B씨는 자녀 통학을 위해 차량 운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은 모두 A씨의 행위를 '업무방해'로 볼 수 없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1심은 "가정주부인 상대차량 운전자는 무직 상태로,개인적 목적으로 차량을 운전했던 것인 만큼 '업무' 목적으로 볼 수 없다며 "길을 막은 것은 인정되지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의 운전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2심 또한 "사회생활상 사무 나 사업 활동 등으로 차량을 주차했다거나 운행하려고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승우 변호사(법무법인 정향)는 "법리적으로 따졌을 때 가정주부의 가사노동을 업무로 보기는 어렵다.재판부는 가정주부의 가사노동을 업무가 아닌 개인의 일이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것을 보인다"며 "가정주부의 가사노동까지 업무로 인정하게 되면 업무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지는 만큼,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주차방해로 업무방해죄로 고소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인정되는 경우가 꽤 많아졌다.주부의 경우 판례상 아직까지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업무에 해당하기 어렵기에 이번 사건 같은 일이 생겨도 형사적으로 대응이 어렵다"며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가사노동의 사회적 지위와 시선이 과거와 많이 달라진 만큼,판결도 달라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희란 변호사(법무법인 대운)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피고인의 행동으로 B씨가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업무방해죄의 취지는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즉 사회적 경제활동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며 "이 사건에서도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황이 경제적 업무가 아닌 개인적,사적 활동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또한 업무방해 관련 판례가 누적된 만큼 처벌은 어려운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차 문제와 관련해 타인을 이동하지 못하게 경범죄처벌법 제3조 1항 19호 불안감 조성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정당한 이유 없이 길을 막거나 겁을 주는 행동으로 타인을 불쾌하게 10만원 이하의 처해질에 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