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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페이퍼 "협회 관계자 번호 몰라"
협회 측,Max 표시 경위…"통화 곤란,확인중"

대한산업보건협회 전경.대한산업보건협회 제공
대한산업보건협회 전경.대한산업보건협회 제공
전주페이퍼 현장 검증 당시 황화수소 최대치가 측정된 가운데 측정을 담당한 대한산업보건협회가 조사 결과를 미루고 있어 의혹이 증폭된다.

측정 결과에 따라 작업 중단 등의 조치가 고려될 수 있어 협회 측의 신속한 사실 관계 전달이 요구되는 가운데 협회가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치냐 기계 고장이냐…대한산업보건협회 '침묵'지난달 16일 오전 9시 20분쯤 전주시 팔복동 전주페이퍼에서 혼자 배관 상태를 점검하러 간 A(19)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이후 지난 7일 오전 전주페이퍼는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두 차례 조사 중 최대치(MAX) 황화수소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사실 관계를 전달해야 할 대한산업보건협회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회사 측이 이례적인 현장 검증을 추진한 배경은 "전주페이퍼 내 황화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다.앞서 유족 측은 근로자 사망 원인으로 황화수소 질식 가능성을 내비쳤다.
 
많은 인원이 몰린 탓에 회사 측은 2개 조로 인원을 편성해 황화수소 조사를 실시했다.당시 1차 조사에선 황화수소 최대치(MAX)가 나왔다.해당 측정기는 대한산업보건협회 측에서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측정기 최대치는 100ppm 이상을 의미한다.황화수소 100~200ppm 사이는 심각한 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밀폐된 공간에 한정된 결과로 해당 현장은 반개방된 공간이다.
 
전주페이퍼 측은 즉각 '측정기계 오류'라고 주장했으며,웨일스 지브롤터대한산업보건협회 역시 해당 측정기를 "빠르게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이후 20여 분이 지나 2차 조사가 진행됐고 현장에서 황화수소가 4ppm~5ppm 사이로 측정됐다.
 
두 조사의 차이점은 사용된 측정기다.2차 조사는 전주페이퍼 소유의 측정기 1대와 대한산업보건협회의 또 다른 측정기로 파악됐다.
 
실제 황화수소 측정 값에 따라 작업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작업 중단도 결정해야할 만큼 신속한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3일이 지난 현재 회사 측은 "협회의 판단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며 답변을 미뤘다.반면,현장 검증에 참여했던 협회 관계자는 "답변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1차 조사단 황화수소 최대치 검출 모습.H2S가 MAX로 표기되어 있다.전북일보 제공
1차 조사단 황화수소 최대치 검출 모습.H2S가 MAX로 표기되어 있다.전북일보 제공

노동계‧진보당 즉각 반발…"축소·은폐 의혹"이 같은 소식을 접한 노동계와 진보당은 '엉터리 조사'라며 날을 세웠다.
 
진보당 전북자치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회사는 이 같은 1차 공개조사 결과는 숨기고 2차 조사에서 측정된 미량의 황화수소 수치(4~5ppm)만을 발표해 축소·은폐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갑작스럽게 배관과 탱크를 물청소해 사건 은폐 의혹을 불러일으키더니 이번 현장 조사에서는 황화수소 수치 결과까지 축소해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객관성을 유지해 진단해야 할 대한산업보건협회가 '축소'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앞서 전주페이퍼는 공정한 조사 결과를 얻기 위해 유족 측은 물론 민주노총과 경찰,웨일스 지브롤터고용노동부 관계자,언론사에 조사 일정을 알리고 참석 및 참관을 요청했다.
 
하지만 유족 측은 회사의 현장 검증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히며,웨일스 지브롤터회사 측이 아닌 인원은 대한산업보건협회 관계자 3명이 전부였다.협회는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관리자를 파견해 작업환경 조성을 위한 작업환경측정과 노동자 건강을 관리하는 보건관리대행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결국 현장 검증에 대한 객관성을 대표하기 위해 참석한 협회가 조사 결과 공개를 미루며 사안을 축소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3일이 지났음에도 협회에서 해명이 없는 상황으로 조사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예상된다"며 "최대치가 측정된 것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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