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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0‘성지’된 시장의 부활
순대·고로케 가게 앞 젊은층 줄 서
옛 경동극장 되살린 스타벅스 인기
가성비 좋은 맛집·카페 많아 주목
그런데 최근 경동시장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장을 보는 어르신들 사이로 홍대나 성수동에서 볼 법한 차림의 20~30대 MZ세대가 자연스럽게 시장 골목을 활보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이들은 어르신들과 함께 줄을 서서 순대를 사고,고로케(크로켓)를 입에 문 채 시장 사이사이를 누빈다.가수 성시경씨가 유튜브 콘텐츠를 촬영한‘남원통닭’앞에서는‘힙’한 상권의 다른 여느 맛집과 마찬가지로 대기 명단에 연락처를 남기고 기다리는 모습이 일상이 됐다.어르신들의‘최애’전통시장이었던 경동시장은 어떻게 MZ들의 관심을 받게 됐을까.4일 경동시장을 찾았다.
경동시장 터줏대감 상인들이 꼽는 변화의 시작은 2022년 말 문을 연‘스타벅스 경동1960점’이다.스타벅스와 LG전자가 협력해 주변 상인들의 창고로 쓰이던‘경동극장’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문을 열자마자‘인스타 성지’로 떠올랐다.1960년대 운영되던 극장의 관객석에서 커피를 마시는 듯한 구조는 젊은층 사이에 꼭 찾아와 사진을 남겨야 할 곳으로 입소문을 탔다.
어르신서 젊은이로 주 고객층 변화
당시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가기 위해 난생처음 경동시장을 찾는 젊은이도 적지 않았다.특히 판매 품목당 300원의 적립금이 경동시장 지역상생기금으로 쓰이는 상징성 덕분에 지난해 1월 한덕수 국무총리가 LG전자의‘LG금성전파사’와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찾았고,지난 2월에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곳을 방문했다.
스타벅스 효과의 한계도 있었다.대부분 고령층을 대상으로 장사를 해 오던 상인들에게 처음 대하는 젊은층 고객은 낯선 존재였다.이는 MZ세대 고객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스타벅스 경동1960점에서 소셜미디어(SNS)에 올릴 사진을 찍고 새로운 분위기를 경험한 뒤 시장을 구경해도 마땅히 뭘 사야 할지,뭘 먹어야 할지 몰랐다.스타벅스 오픈 초기 젊은 고객층의 유입은 늘었지만 증가한 인원이 매출로 바로 연결되진 않았다.
젊은 고객층이 늘면서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상인도 유입되고 있다.청량리역 인근 과거 쪽방촌으로 쓰던 갈빗집 건물을 매입해 카페로 리모델링한‘카페 청량’은 최근 트렌드인 레트로(복고) 감성을 살려 지난해 문을 열었다.갈빗집이었던 건물 안쪽에 쪽방촌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어 젊은층의 호기심을 자극한다.카페 청량을 운영하는 장영수(34) 대표는 “기존에는 50~60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었지만 최근 젊은층 유입량이 늘어나면서 여기에 매장을 차렸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와 경동시장 상인회 역시 최근 젊은층이 늘어나는 경동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주차장으로 쓰이던 경동시장 신관(청년몰) 옥상을 루프톱 푸드트럭 야시장으로 꾸며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금~일요일 운영하고 있다.서울시 조례까지 개정해 만든 야시장은 주말 저녁 경동시장을 MZ들로 채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향후 경동시장을 글로벌 톱5 전통시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이 구청장은 “스마트 옷을 입은‘청량마켓몰’이 완성되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전통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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