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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교 서울아산병원 교수-복부대동맥류 박정성 씨
아랫배에 혹… 복부대동맥류 진단,해외배팅업체 순위부분 파열 혈관 봉합-스텐트 시술
이후 감염 발생,2차례 개복 수술… 다 나았나 했는데 3년여 만에 재발
대동맥 일부 절개,인조혈관 삽입… “재발 확률 낮아 사실상 완치” 판정

박정성 씨(오른쪽)는 한 병원에서 복부대동맥류 부분 파열 부위를 봉합하고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하지만 복부대동맥류가 다시 커지는 바람에 권준교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교수(왼쪽)에게 봉합 부위 대동맥 일부
박정성 씨(오른쪽)는 한 병원에서 복부대동맥류 부분 파열 부위를 봉합하고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하지만 복부대동맥류가 다시 커지는 바람에 권준교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교수(왼쪽)에게 봉합 부위 대동맥 일부를 절개하고 인조혈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권 교수는 재발 확률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서울아산병원 제공
배에 있는 혈관 중에서 가장 큰 것이 복부대동맥이다.이 동맥을 통해 배와 골반,해외배팅업체 순위다리로 혈액이 공급된다.건강한 상태라면 복부대동맥 굵기는 2∼2.5cm다.하지만 혈관 벽이 약해지면 점점 굵어지다가 나중에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를 수 있다.복부대동맥류다.일반적으로는 정상 굵기에서 50% 이상 늘었거나 3cm 이상으로 커지면 복부대동맥류로 진단한다.

복부대동맥류 크기가 작다면 당장은 아무 증세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혹 같은 것이 만져지기도 하지만,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하지만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심지어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응급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박정성 씨(52)는 복부대동맥류 환자였다.박 씨 또한 대부분 환자가 그랬듯 아무런 증세를 느끼지 못했다.그러다가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된 후 병을 발견했다.여러 차례 시술과 수술을 거듭해야 했다.

●“시작은 작은 혹”

지방에서 파견 업무를 하던 2019년의 어느 날이었다.왼쪽 아랫배에서 아주 작은 혹이 느껴졌다.살짝 밖으로 튀어나온 것 같기도 했다.다만 통증이 없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곧 괜찮아지겠거니 하고는 잊었다.

혹이 만져질 정도로 커졌다.그 후로도 혹은 점점 자랐다.대략 3cm는 될 것 같았다.이후로 통증이 나타났다.약국에 갔다.약사는 약을 주면서 병원에 갈 것을 권했다.하지만 어느 진료과에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다시 시간만 흘려보냈다.

3개월 정도 지나면서부터는 혹 부위 통증이 심해졌다.바늘로 연신 찔러대는 것 같았다.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응급 차량을 불러 병원으로 갔다.의사는 복부대동맥류 같다고 했다.그 의사는 박 씨를 수술이나 시술이 가능한 인근 A병원으로 보냈다.

A병원에서 정밀 검사한 결과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복부대동맥류는 이미 터져 있었다.의사는 “왜 이제야 왔느냐.수술이 힘들지도 모른다”고 말했다.박 씨는 그제야 지난 3개월 새 병을 키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터진 복부대동맥류는 막아야 한다.터진 부위를 봉합하고 약해진 다른 혈관 부위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복강경 시술을 하기로 했다.2019년 10월 시술이 이뤄졌다.몇 시간이 걸렸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당시 의사가 “시술이 잘됐다”고 말했다는 정도만 박 씨 기억에 남아 있다.

●“시술 후 감염 못 잡아”

시술이나 수술을 하면 몸 안에 체액이 쌓인다.이 체액을 그대로 두면 감염이 되거나 염증이 심해질 수 있다.따라서 체액을 일부러라도 몸 밖으로 빼내야 한다.이를 위해 가느다란 호스인 배액관(排液管)을 몸에 부착한다.배액관을 통해 빠져나온 체액은 몸 밖에 단 주머니에 담긴다.박 씨도 그랬다.체액이 담긴 주머니를 주렁주렁 달았지만 그래도 시술이 잘됐다니 다행이라 여기며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며칠 만에 박 씨는 중환자실을 거쳐 일반 병실로 옮겼다.다만 몸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게다가 몸에서 체액이 그만 나올 때도 됐는데 주머니는 항상 가득 찼다.의사도 고개를 갸웃거렸다.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결국 일주일 만에 다시 배를 열고 수술을 진행했다.박 씨는 “당시 어떤 문제가 생긴 건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진료 기록을 확인해 보니 덩어리진 혈액이 고여 있고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자칫 대형 감염으로 악화할 수 있어 부득이하게 개복(開腹) 수술을 한 것이다.

위기를 넘겼나 싶었는데 그해 11월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다.수술 부위에 혈액이 고였고 감염이 발생했다.A병원 의료진은 박 씨 배를 열고 두 번째 수술을 했지만 감염은 잡히지 않았다.

A병원 의료진은 서울아산병원으로 박 씨를 보냈다.나중에 박 씨 재수술을 맡은 권준교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감염을 막지 못하면 완치는 둘째치고 환자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그 때문에 대형 병원으로 보낸 것 같다”고 추정했다.

박 씨는 체액 주머니를 달고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로 갔다.입원한 뒤 12일 동안 집중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는 감염 치료를 받았다.그 결과 감염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다.비로소 복부대동맥류 투병도 끝났다고 여겼다.

●“인조혈관으로 대체하는 수술”

복부대동맥을 컴퓨터 단층촬영(CT)한 모습.정상적인 혈관 굵기는 2∼2.5cm 정도(왼쪽 사진)인데,이것이 부풀어 오르면서 복부대동맥류가 된다.권준교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교수 제공
복부대동맥을 컴퓨터 단층촬영(CT)한 모습.정상적인 혈관 굵기는 2∼2.5cm 정도(왼쪽 사진)인데,이것이 부풀어 오르면서 복부대동맥류가 된다.권준교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교수 제공
이후 박 씨는 매년 복부대동맥 검사를 받았다.2021년과 2022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지난해 8월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이상이 확인됐다.복부대동맥류 크기를 재 보니 종전 77mm에서 87mm로,해외배팅업체 순위무려 10mm가 굵어져 있던 것.권 교수는 “커지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당장 수술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했다.

권 교수는 “일종의 시술 합병증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박 씨가 A병원에서 받은 시술은 주로 70세 이후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많이 시행한다는 것.시술 위험성은 크지 않지만,10∼20년 후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박 씨의 경우 3년여 만에 재수술 위기를 맞은 셈이다.권 교수는 “시술받은 환자의 10% 정도에서 복부대동맥류가 다시 커진다.매달 한 명 정도는 재수술 환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수술이다 보니 수술 부위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가슴에서부터 골반 치골까지 다 열어야 했다.심장에 무리가 갈 수도 있는 상황.권 교수는 심장내과와 다학제 협진을 통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지 살폈다.무방하다는 답이 돌아왔다.10월,박 씨가 수술대에 올랐다.권 교수는 A병원 의료진이 시술 당시 삽입한 스텐트를 제거하고 봉합한 대동맥 일부도 절개한 뒤 인조혈관을 삽입했다.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수술 후 한동안 통증이 무척 심했다.퇴원을 앞두고도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몸도 퉁퉁 부었다.박 씨처럼 수술 후 이런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권 교수는 “환자마다 통증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수술 부작용이나 후유증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얼마 후 이런 통증은 거의 사라졌다.

● 이제 건강관리에 신경 쓴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났다.이제 재발 가능성은 없을까.권 교수는 “복부대동맥류가 다시 커지거나 터질 확률은 거의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시술과 달리 수술은 영구적으로 상태를 보존할 수 있다는 것.

이런 권 교수의 확신이 박 씨는 반갑다.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과거 시술을 받고 감염 문제로 고생하다 결국에는 재발했기 때문이다.박 씨는 “재발하기까지 3년이 걸렸으니,이번에도 3년은 지나 봐야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복부대동맥류 투병 과정에서 박 씨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고 했다.무엇보다 건강관리에 신경을 쓴단다.박 씨는 스무 살 때 협심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그런데도 딱히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결국에는 혈관이 막혀 스텐트 시술을 받아야 했다.그러고 난 후에도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처방받은 약을 먹지 않았고,이후 추적 검사를 받지도 않았다.돌이켜 보면 이후 32년 동안 심근경색이 발병하지 않은 것만도 감사해야 할 정도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이가 들면서 간 건강에도 비상등이 켜졌다.간 수치가 정상 범위를 크게 넘어섰다.이제는 간 독성을 유발하는 음식을 일일이 가려 먹는다.간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도 빠뜨리지 않고 챙겨 먹는다.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이럴 때 권 교수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권 교수는 박 씨에게 적절한 운동을 반드시 병행할 것을 권했다.박 씨는 평생 처음으로 운동을 시작했다.“원래 운동을 싫어했어요.하지만 지금은 건강을 잃지 않기 위해 싫더라도 운동을 반드시 합니다.”

박 씨는 “전문가인 의사가 보기에 그게 꼭 필요하다면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현재 그는 경남 거창에 살고 있다.주변에 야트막한 산이 많다.매일 산을 찾아 2시간씩 걷는다.

마음가짐도 달라졌다.스트레스를 받아도 화를 내지 않으려고 한다.박 씨는 “병에 맞서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더 병을 키우지 않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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