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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약 끊길까,의사는 환자 나빠질까…누구도 마음 편치 않은 상황
'대프리카' 시작된 6월,월드컵 살인사건온열질환 환자 대처도 걱정

10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한 관계자가 의료공백 장기화로 인해 폐쇄된 병동을 지나고 있다.김영진 기자
10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한 관계자가 의료공백 장기화로 인해 폐쇄된 병동을 지나고 있다.김영진 기자


#1.11일 오전 경북 경산시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은 2명의 환자가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A(40) 씨는 앓고 있는 목감기가 다음주가 돼도 낫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다.

A씨는 "의사에게 '혹시 다음주에 휴진하느냐'고 물어봤다가 의사가 '아직 결정을 못 했다'는 대답해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약을 며칠 더 처방해달라고 부탁하려다 '그래도 의사 선생님을 믿어보자'는 생각에 더 부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2.소아성장클리닉을 운영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 B(55) 씨는 집단 휴진 참여를 두고 고민이 늘었다.B씨가 주로 하는 치료는 성장 촉진을 위한 호르몬 주사 치료인데 기간을 두고 주사를 맞아야 하는 아동의 경우 때를 놓쳤을 때 치료 효과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B씨는 "수입은 둘째 문제고 정부의 정책이 미운데 큰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어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18일 예고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 휴진을 일 주일 앞두고 의사도 환자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은 꼭 받아야 하는 치료와 처치를 받지 못해 병이 깊어질까봐 걱정이고 진료를 해야 하는 의사들은 정부의 정책이 밉지만 환자들을 차마 놓을 수 없어 한숨만 느는 중이다.

가장 걱정이 큰 사람은 만성질환 환자들이다.이들은 정기적으로 병·의원을 찾아가 치료를 받고 약 처방을 받는데 집단 휴진으로 의료기관이 모두 문을 닫아버리면 당장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울증 환자 온라인 카페의 한 이용자는 "다음 내원일이 18일인데 휴진 때문에 갑자기 일정이 미뤄져서 약을 미리 받을 수 없는지 물어봤는데 중복 처방 때문에 안 된다는 말만 들었다"며 "파업하는 건 존중할 수 있지만,월드컵 살인사건하루라도 약 없으면 생활이 힘든 환자를 내팽개치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대구의 경우 본격적으로 폭염이 시작되는 6월을 맞아 온열질환 환자 발생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온열질환 환자들은 대부분 응급환자들이라 응급실이 있는 병원들의 집단휴진이 길어지면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각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들은 아무리 휴진하더라도 중증·응급환자들의 진료는 유지할 방침이기에 걱정할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대구의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의협에서 집단 휴진을 결정했더라도 중증·응급 환자들의 진료는 계속돼야 한다는 게 병원의 입장"이라며 "다음 주 의료진이 휴진을 결정하더라도 중증·응급 환자들의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최대한 설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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