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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공화국 된 한국
‘세계 2위 커피공화국’한국의 커피전문점 수가 10만 개를 넘어섰다.불황을 타고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이 급증하면서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프랜차이즈 공세에 동네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10만729개(2022년 말 기준)로 전년 대비 4292개(4.5%) 증가해 처음으로 10만 개를 돌파했다.이들 매장의 약 84%(8만4000개)는 종사자 1~4명 이내 소형 점포로 나타났으며,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만6000개로 집계됐다.

카페 수 증가는 국내 커피 소비량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을 제치고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커피 소비국에 올랐다(2020년 기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글로벌 평균(152잔)의 두 배 이상이다.

커피(생두·원두) 수입액도 매년 증가 추세다.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서 지난해 커피 수입액은 11억1000만 달러(약 1조5340억원)로 2년 연속 10억 달러를 넘었다.올해 1~5월 커피 수입액은 4억6333만 달러(약 5615억원)로 전년보다 2.6% 늘었다.

고물가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를 찾으며 이들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NH농협카드가 지난 2월 발간한‘소비트렌드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저가 커피 가맹점(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매머드커피) 이용 금액은 전년보다 37% 증가한 반면 스타벅스·할리스·엔제리너스·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가맹점 이용 금액은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커피전문점 이용 연령대가 청소년과 장·노년층으로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보고서는 “저가 커피 연령대별 이용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10대(전년 대비 41%)·50대(43%)·60대 이상(59%)을 중심으로 저가 커피 이용이 늘었다”며 “가격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높아 학생,노년층을 중심으로 저가 커피 매출이 성장했다”고 봤다.이들 커피전문점은 기본 아메리카노를 1500~2000원,야구 홈팀 유니폼32온스(약 946ml)짜리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3000~4000원에 판매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현황통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3500개),메가MGC커피(3000개),야구 홈팀 유니폼컴포즈커피(2500개),빽다방(1600개) 등 중저가 커피전문점 수만 1만개가 넘는다.스타벅스(1900개),야구 홈팀 유니폼투썸플레이스(1500개) 등 대형 매장과 비교해도 공격적인 확장이다.커피 가맹점 브랜드 수는 886개로 치킨(669개)보다 200개 이상 많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커피 머신과 원두만 있으면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소자본 창업가들이 치킨과 더불어 커피전문점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며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시름이 깊다.대형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자체 로스팅 공장을 운영하며 원두를 일괄 공급하기 때문에 원가 경쟁에서 유리하다.

개인 카페는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원두를 로스팅해 들여오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개인 카페는 동네 사람들이 편하게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커뮤니티 장소’로서 특색을 발휘할 수 있다”며 “가격과 메뉴 등에서도 규격화된 프랜차이즈와 다른 차별화 요소를 마련한다면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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