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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고 말다툼을 벌이던 동호회 회원을 숨지게 한 30대가 항소심에서 심신미약이 인정돼 감형받았다.
대전고법 청주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은영)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2)씨 항소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충주시 봉방동에 있는 보드게임 동호회 회원 B(30대)씨 집 옥상에서 B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다른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B 씨 집에서 술자리를 가진 뒤 홀로 남아 B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B 씨는 집 옥상에 쓰러져 있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새벽 2시쯤 사망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제삼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 측은 "폭행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더라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당시 술에 취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폐쇄회로(CC)TV 등을 보면 범행 시각 전후로 옥상에 출입한 사람은 피고인과 피해자를 제외하고는 없었다"며 "사람의 머리 부분을 심하게 가격할 때 뇌 손상 등으로 사망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며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A 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2심 재판부는 "CCTV 증거와 술자리에 동석한 목격자 진술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은 범행 직전 술에 만취해 자기 신체와 행위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음주로 인한 이성적인 사리분별력이 저하된 상태가 아니었다면 피해자를 살해할 만한 동기나 이유도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사건 당시 출동한 경찰에 제삼자가 개입했다는 등의 허위 진술은 하지 않았는데 이는 사람을 살해한 후 자신의 죄책을 숨기려는 사람의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다"며 "당시 피고인은 자신이 저지른 범행의 내용이 어느 정도 중한 것인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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