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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금리 국면별 은행 수익성 변화 요인 및 향후 주요 고려사항)'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한 국내 12개 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3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6000억원(4.9%)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이는 최근 금리 상승기인 2021~2023년 평균(31조3000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해당 기간 총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 내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93.0%로 2010년 이후 장기평균(87.8%)을 상회했다.
이번 금리 상승기에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서의 증가가 뚜렷하게 관찰됐다.통상 금리 상승기에는 경기 요인 등으로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확대되기 때문이다.실제 지난 2000~2020년 중 금리 상승기에는 기업대출이 연평균 28조5000억원 늘어나면서 가계대출(26조9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컸다.반면 같은 기간 금리 하락기에는 자산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 가계대출이 연평균 32조7000억원 증가해 기업대출(17조1000억원)보다 빠르게 불었다.
최근 금리 상승기에는 이 같은 특징이 보다 뚜렷하게 관찰됐다.이번 금리 상승기에는 기업대출이 연평균 58조5000억원 증가한 반면 가계대출에서는 오히려 2조원 감소했다.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운영자금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수원 월드컵 경기장 공연고금리로 채권시장이 위축돼 은행 대출을 통한 자금 마련도 늘었기 때문이다.
기업대출의 위험조정수익률도 지난 2022년 이후 가계대출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위험조정수익률은 이자이익률에서 대손률을 뺀 값이다.실제 지난해 은행의 기업대출 위험조정수익률은 5.1%로 가계대출(4.8%)보다 소폭 높았다.
박재현 한은 금융안정국 은행분석팀 과장은 "금리 상승기에 기업대출 증가 폭이 클수록 그 이후의 수익성은 낮아졌다"며 "이는 금리 하락 이외에도 대출 부실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금리 상승기 중 무수익여신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22년 3분기(80.9·기준점 100)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말에는 119.9까지 올라섰다.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과 채권재조정,법정관리·화의 등으로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깡통 대출'을 말한다.
박 과장은 "대출 부실 등으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는 리스크 관리 강화로 인한 은행의 대출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손충당금 적립 등 미래 부실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기간별 수익 구조를 평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은행들의 기업대출 취급 확대는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산업별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