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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감독관,병원 투입돼 밤샘 유족 대응
내부선 "중대재해 조사 인력을 빈소 투입,네셔널리그이게 맞나" 성토
전체 공무원 대상 "기본급 0.2% 성금 모금" 공문도
직협 "위험 사업장 점검이 우리 역할.황당하다"


사진=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화성 화재 참사와 관련해 현장 조사에 나서야 할 산업안전감독관들을 시신이 안치된 병원으로 투입해 유족 대응 업무에 나서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감독관들은 2교대 방식으로 심야에도 투입돼 빈소를 지켰다.고용부는 소속 기관 등에도 공문을 보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족을 위한 성금 모금에도 나선 것으로 밝혀져 내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고용부 관계자와 화성 화재 현장 담당 인력 등에 따르면 고용부는 시신이 안치된 병원 등에 산업안전감독관들을 2교대로 투입해 방문하는 유족들을 대응하고 있다.유족들이 해외에 있는 만큼 유족 대응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대형 산재 사건인만큼 중대재해 관련 현장 조사에 나서야 할 산업안전 감독관이 투입되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 내부에선 논란이 한창이다.

고용부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지난 27일 고용노동부 내부망 게시판(백인백색)을 통해 "본부의 지시가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직협은 "산업안전감독관은 현장 감식에 참여하고 적극적인 수사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민에게 적극적 대응 태세를 보여준다는 측면도 있지만,네셔널리그산업안전감독관들이 밤샘 대기하면서 유족을 대응하는 게 우리 부의 업무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산업안전감독관은 중대재해,산업안전 관련 수사권을 가진 고용부 소속 특별사법경찰관이다.

직협은 "화성 중대재해 현장 조사에 더 힘쓰고 다른 재해 위험 사업장을 점검하는 것이 우리 부의 역할이며,네셔널리그유족 대응은 지자체가 해야 할 업무"라고 지적했다.

고용부 직원들도 본부의 지시에 대해 성토하고 있다.한 고용부 직원은 "유족들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있긴 한가" "아이디어 내신 분 본인이 직접 가서 해보시라"고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직원들도 "감독관 인력이 가뜩이나 부족한데 유족 대응까지 하라는 것은 너무하다" "유족 대응이 산업안전과 무슨 관련이 있나"라고 꼬집었다.일각에선 "(산안 감독관 외에) 근로감독과 직원들도 차출됐다"라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한편 고용부는 화성 화재와 관련해 성금 모금에도 나선 상황이다.고용부는 고용부 본부 및 소속기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자율 모금 추진 알림' 공고를 보냈다.

본인 동의를 받아 2024년 7월분 봉금월액(기본급)에서 모금액을 공제하는 방식이다.자율 모금이라지만 모금액도 기본급의 0.2%로 지정했다.고용부는 공문을 통해 "소속기관 자율 모금 예정액을 내달 2일까지 취합해서 제출하고,모금액은 7월 29일까지 지정 계좌로 이체하라"고 안내했다.

한 고용부 직원은 "고용부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 주도로 전체 부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취합이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라며 "화성 참사가 안타깝기는 하지만 공무원들에게 공문을 통해 모금액 차출을 요구하는 방식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장의 한 산업안전 감독관은 "이천 참사 때도 고용부 직원들이 빈소 대응을 한 바 있다"며 "유족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산재 등 행정절차를 신청할 때 이를 안내하기 위해선 고용부 감독관들이 투입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라고 말했다.국가적 재난인 만큼 공무원들이 나서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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