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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미술관과 전혀 소통 안돼"…미술관 "전례 없는 특혜 요구"
지난해 8월 24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김구림 '전 기자간담회에서 김구림 작가가 자신의 작품 '음과 양 91-L 13'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원로 작가가 전시 도록과 관련해 미술관을 고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김구림(88) 작가는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날 서울 종로경찰서에 명예훼손과 저작권법 위반 등으로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을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다.
한국 실험미술 1세대 작가인 김 작가는 지난해 8월25일부터 올해 2월1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작가는 올해 초 이 전시 도록에 실린 이미지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잘못 인쇄됐다면서 도록 재제작을 요구해 한 차례 갈등을 빚었다.이후 작가와 미술관은 도록 1쇄는 판매하지 않고 관련 기관 등에만 한정 배포하며 2쇄 인쇄 때 작가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일부 수정을 하기로 의견을 모으며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작가는 이후 1쇄에서 오자 등 잘못된 부분을 교정하고 도록에 수록된 평론가들의 글에 언급된 미전시작의 이미지도 실어 2쇄를 내자고 제의했으나,샌디에이고 (야구)미술관이 전시에 출품된 작품 외에는 도록에 실을 수 없고 1쇄의 잘못된 부분은 수정하지 않고 인쇄용지만 바꿔 출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2쇄 도록 출판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작가는 "이렇게 싸울 일이 아니지만 미술관측에서 적당히 해서 넘어가려는 태도를 보여 그냥 넘길 수 없었다"면서 "미술관과 전혀 소통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은 작가 측이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해 2쇄 제작이 합의되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미술관은 "작가가 편집자 교체와 편집방향 전면 수정,샌디에이고 (야구)1쇄에 수록되지 않은 미출품작의 대량 추가를 요구했다"면서 "이는 전작 도록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시 출품작을 수록해 전시를 기록하는 미술관 도록의 제작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작가가 1쇄 제작 도록의 배포 제한과 미술관장의 방문 사과 등 무리한 요구를 계속했다면서 "이는 미술관 방침을 넘어선 전례 없는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술관은 "도록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작가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도 침묵한 것은 미술관에서 전시한 작가에 대한 예우 차원이었지만 작가의 부당한 요구를 그저 수용하는 것은 다른 전시 작가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면서 작가의 고소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가와 미술관은 이미 전시 준비 과정에서도 갈등을 빚었다.작가는 지난해 8월24일 전시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원하는 작품이 전시되지 못했다며 미술관을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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