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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부족으로 "'누구나 산재 보상' 알고 있다" 30% 그쳐
신청하고 싶어도 복잡하고 고용 압박…"적극적 제도 개선 필요"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회사 아리셀 화재로 발생한 사상자는 모두 31명이다.아리셀에 인력을 공급한 업체 메이셀은 고용보험과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보험) 모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은 사업장의 산재보험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다.미등록(불법) 체류자도 마찬가지다.하지만 외국인은 이런 사실을 모르거나 알아도 언어장벽,고용불안 등으로 실제 보상을 받기 쉽지 않다.'산재보상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보다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아리셀에 인력을 보낸 메이셀은 4대 보험 중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가입했지만,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가입하지 않았다.메이셀의 산재보험 가입 여부는 산재보상에 있어서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다.산재보험은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기 때문에 가입 여부와 관계 없이 재해자는 모두 보상 대상이기 때문이다.
산재보험 미가입 사업장이더라도 근로복지공단이 재해를 당한 외국인 근로자의 근로 이력과 재해 경위 등을 직권으로 조사해 피보험 자격이 있는지를 판단한다.심지어 불법 체류자도 산재를 당한 경우 절차를 거쳐 보상받을 수 있다.
사망자의 경우 가족이 급여의 60% 정도를 평생,로열젤리자녀는 24세까지 유족연금으로 지급받는다.부상자는 치료비 전액과 생활비(기존 급여의 70%)를 지원한다.
그러나 한국어가 서툴고 우리나라 법·제도를 잘 모르는 외국인에게 여전히 산재 신청은 쉬운 일이 아니다.살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1년 5월 발간한 '이주노동자의 사회보험과 4대 전용보험 정책 과제' 보고서를 보면 '회사의 승인 없이 산재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라는 질문에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8.8%에 그쳤다.
고용허가제 대상인 비전문취업비자(E9) 근로자는 그나마 43.9%가 인지하고 있었으나 방문취업 동포(H2)나 재외동포(F4) 비자 노동자는 이 비율이 14.6%로 떨어졌다.
아리셀 공장 화재로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들 비자는 F4 비자가 가장 많고,H2 비자,결혼이민(F6) 비자,영주권(F5) 비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본인 사업장이 산재보험에 가입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46.9%가 '가입했다',24.1%가 '가입하지 않았다',29.0%가 '모른다'고 답했다.
이주노동자의 주관적인 인식을 물은 내용이라 실제 산재보험에 가입한 사업장의 비율과는 다를 수 있으나 '모른다'가 29.0%에 달한다는 건 그만큼 정보가 부족함을 보여준다.
자신이 산재보상 대상임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외국인 근로자는 보상을 신청하고 실제 보상받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한국어가 미숙한 외국인 근로자가 스스로 필요한 서류를 갖춰 산재 신청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불법 체류자는 물론이고,합법 체류자도 임시·단기 근로자는 고용 불안 등으로 인해 실제 현장에서는 산재를 신청하는 대신 사업장과 개인 간 합의로 암암리에 처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산재에 대한 낮은 인식이 낮은 가입률로 이어졌고 이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 강화,산재를 당한 미등록 노동자에 대한 출국 유예,산재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한 이주노동자 배정 제한 등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용부는 근로복지공단을 중심으로 '산재보상대책반'을 구성하고 유족 등의 산재보상 신청이 들어오면 즉시 상담과 안내를 제공할 계획이다.고용부 관계자는 "내·외국인 여부,고용허가제 포함 비자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근로자에 대해 안전한 작업환경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며 "근로감독을 통해 근로조건을 보호하고 법 위반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행·사법적 조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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