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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템 다단계 사기 수사중인 서울청 금수대
카카오톡 대량발송 통해 피해사례 접수 나서
신분증 등 개인정보 요구해 일부 피해자 '혼란'
사칭 의심 등 신고 누적으로 계정 정지되기도
"보이스피싱 교육 내용과 정면 배치" 지적 나와
금수대 측 "피해 광범위해 효율적 수사 위함" 해명
[서울경제]
피해액이 3조 원에 달하는 휴스템코리아 다단계 사기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금수대)가 피해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해 피해 신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수대는 피해자가 수만 명에 이르는 만큼 효율적인 수사를 위해 이같은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하지만,경찰이 그간 홍보해 온‘메신저를 통해 개인정보 등을 보내면 안된다’는 등 내용의 보이스피싱 예방책 관련 상식과 정면으로 배치돼 시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청 금수대 1계 4팀은 이달 초 카카오톡 공식 계정‘서울청금융1계4팀’을 개설하고 피해자들에게 피해 접수를 위한 알림톡을 순차적으로 발송하고 있다.경찰이 확보한 휴스템코리아 회원가입자 명단 중 회원가입비로 낸 돈보다 돌려받는 금액이 적은 것으로 파악된 피해자들이 메시지 발송 대상이다.
해당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신분증과 캡처본을 비롯해 성명,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주민등록번호,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전화번호,해피캐쉬(휴스템코리아 애플리케이션) 자산페이지 등 개인정보를 첨부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체크’표시가 붙은 공식 계정을 통해 메시지를 발송하긴 했지만 통상적인 방식의 피해 접수 방식은 아닌 탓에 경찰 측에 계정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가 쇄도한 것으로 전해진다.실제 신고가 다수 누적되면서 카카오 측에서 계정을 한 차례 정지했다가 복구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금수대 측은 “피해자가 수만 명에 이르는 만큼 알림톡 방식으로 피해접수를 받게 됐다”며 “보이스피싱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메시지에 팀원들의 실명과 전화번호를 기입하고,카카오톡 접수를 원하지 않을 경우 인근 경찰서 접수가 가능하다고 언급해 놨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메신저를 통해 민감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통상적인 보이스피싱 수법과 유사해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금융·수사기관은 전화 등으로 금전이나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개인·금융정보를 메신저로 전달하면 안된다’등 경찰 측에서 수 차례 강조해 온 보이스피싱 대응 지침과도 어긋난다는 분석이다.또한 휴스템 코리아 관련 피해 사실이 없는 일부 시민들에게도 카카오톡 메시지가 발송됐으며,반대로 피해 사실이 있는 피해자 중 일부는 해당 메시지를 받지 못해 발송 대상 선정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경찰이 보낸 메시지 내용 중‘피의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기 희망하시는 분들은 답변을 해달라’는 부분이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해당 건에 대해서는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며,아직 검찰에 송치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번호사는 “(경찰이) 일이 많다고 해서 기존의 보이스피싱 교육 내용과 다르게 개인정보를 보내라고 하면 누구든 의심하기 마련”이라고 “이같은 방식은 합당하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경찰의 한 관계자 역시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내용과 일부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며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과정도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수긍했다.
‘주요 피의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답변해 달라’등 알림톡에 쓰인 일부 표현 역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홍푸른 디센트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결론을 경찰이 단정짓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무죄 추정의 원칙과 어긋날 수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신고를 하면 합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보장처럼 들릴 수 있어 (이같은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