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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회장에 최운열
득표율 46%로 압도적 승리
신외감법 이끈 민주당 출신
정부,알렉시스폭스지배구조 우수기업에
감사인 지정 면제 추진하자
"당국과 대화,알렉시스폭스이해폭 넓힐것"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제47대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으로 선출됐다.19일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제70회 정기총회를 열고 최 전 의원을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선출 부회장과 감사는 각각 문병무 미래회계법인 대표와 박근서 성현회계법인 대표가 단독 후보로 등록해 무투표 당선됐다.
최 신임 회장은 유권자인 2만2304명의 회계사 중 1만4065명(투표율 63%)이 참여한 선거에서 6478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득표율은 46.06%로 나타났다.이어 기호 3번 나철호 후보가 3988표(28.35%),알렉시스폭스기호 2번 이정희 후보가 3599표(25.59%)를 각각 득표했다.
이번 한공회 회장 선거는 회계업계에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로 인식됐다.윤석열 정부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와 표준감사시간제로 대표되는 회계개혁을 후퇴시킬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를 막아내야 하는 회계업계로서는 이번 회장 선거에 특히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에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에 대한 연결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 시행을 5년간 유예하기로 했다.지난 4월에는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한 우수 기업에 내년부터 주기적 감사인 지정 면제를 추진해 회계 부담을 낮추겠다는 발표도 했다.
회계사 입장에선 회계개혁 후퇴를 막아줄 후보에게 투표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후보들도 자연스레 신외감법을 지켜내고,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축소를 공통적으로 약속했다.
최 회장이 당선된 배경에도 22대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민주당 의원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 회장은 20대 국회에서 현행 신외감법을 발의하고 통과시킨 당사자다.주기적 지정제에 반대하는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관계자를 만나 설득하고 법안 내용을 다듬어 동료 의원들의 동의표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민주당에서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재 원내에서 175석으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에 인맥이 많다는 점이 장점이다.
최 회장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 면제 추진과 관련해 "정부와 갈등을 빚는 한이 있더라도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회계 투명성은 모두 추구돼야 하며 그중에서도 회계 투명성이 더 중요하다"면서 "정부 안대로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에 주기적 지정 면제를 해준다면 밸류업이 아니라 밸류다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어 "정책당국과 만나 대화하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고 소통에는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외감법 수성과 관련해서는 국회 입법 과정에서의 경험을 털어놨다.최 회장은 "삼성전자의 외부감사 비용이 당시 40억원 정도 했는데,알렉시스폭스신외감법이 시행되면 삼성전자 감사 비용이 400억원까지 갈지도 모른다고 했다"면서 "만약 400억원을 들여 삼성전자에 대한 외부감사를 한다면 기업가치는 1조원 이상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400억원을 투자해 1조원 이상으로 오르면 얼마나 좋은 투자냐고 기업들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회계 투명성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최 회장은 "창업과 투자의 활성화로 경제 난국을 뚫어내야 하는데,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규제 완화"라며 "규제를 완화하자고 할 때 비정부기구(NGO)나 규제당국에서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기업의 회계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결국 회계 투명성이 높아지면 규제 완화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회계가 바로 서야 경제가 바로 선다는 표어를 10위권 경제강국의 위상에 걸맞은 수준으로 회계 투명성이 높아질 때까지 유지하겠다"고 천명했다.
최 회장은 1982년부터 서강대 경영학과에서 교수로 후학을 길렀고,알렉시스폭스1995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증권연구원장으로 재직했다.회계사 시험은 1971년에 합격했다.
[최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