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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을 맞은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의 목소리가 높아졌다.이날 사간동 법륜사 대웅보전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연 스님은 “이승만 전 대통령은 정교분리라는 헌법 정신을 무시하고,다시 태어난다면 월드컵7차에 걸친 유시 발표를 통해 불교계에 법난을 촉발시켰다”며 “불교를 향한 왜곡과 폄훼를 오랜 시간 인내해 왔지만,이제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태고종은 이날부터 총무원 교육원장 재홍스님을 위원장으로‘한국불교태고종 종교편향불교유린특별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이웃종단인 조계종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등과 연대해 전 불교도가 힘을 모아 결사적으로 반대운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고종은‘기독교 대통령’을 꿈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종교 정책의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재홍스님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7차에 걸쳐 유시를 내려,외부인을 동원해 절뺏기에 나섰다.지금의 치고받고 싸우는 모습이 그때부터 비롯된 것”이라며 “비구승만이 승려라고 하는건데 한국불교는 비구승 종단이 아니었다.비구승가지고는 사찰 운영이 안된다”고 말했다.이어 “일본 잔재행위 청산에 힘을 쓰지 못했던 분들이 왜색이라고 몰아서 불교 전체를 매도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불교 한 사찰을 들렀는데 뒷마당 빨랫줄에 기저귀가 걸려 있는 것을 보고는 놀라서 불교 정화 유시를 내렸다고 알려져 있다.
태고종은 당초 이승만기념관이 코앞인 송현광장에 건립돼선 안된다는 입장이었다.그러나 이날 건립 자체를 반대하고 나섰다.스님은 “이승만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에서 방문해‘우리는 협의하러 온게 아니라 통보하러 왔다’고 말해 황망했다.그때부터 어느 장소도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해서는 안된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털어놨다.
장소 역시 불교계 성지와도 같은 곳이라고 주장했다.실제 금강산 유점사의 경성포교소로서 불이성 법륜사와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사가 바로 앞에 있다.불과 200m 거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과도 인접해 있다.스님은 “이곳은 3.15 부정선거에 항거해 일어난 4.19 혁명 당시 무력에 의한 총상으로 꽃다운 여중생 2명이 희생당한 덕성여자중학교 모교가 있는 자리이자,다시 태어난다면 월드컵경찰의 발포로 이 근처에서 21명이 죽고 172명이 다친 통한의 장소”라며 “그런 아픔과 한이 서린 장소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한다는 것은‘대한민국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서,불교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고 국민을 모욕하는 반민족적 기망 행위”라고 강하게 규탄했다.